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키는 동부가 잡고 있다.
동부가 이승준을 웨이버로 공시한지 2주가 지났다. 지난 26일까지 귀화혼혈선수를 보유한 3개구단(모비스 KT SK)를 제외한 6팀은 이승준을 영입할 수 있지만, 나서지 않았다. 이제 다시 동부가 후속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동부는 웨이버 공시를 이어가도 되고, 웨이버 공시를 철회한 뒤 계약을 맺거나 다른 후속 조치를 취해도 된다.
동부는 이승준이 가급적 타 팀으로 이적하길 바랐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이승준은 영양가가 많이 떨어졌다. 지금까지 이승준을 원하는 구단이 나오지 않았다는 걸 감안하면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결국 동부의 결심이 중요하다.
▲ 30일, 선수등록 마감일
2014-2015 시즌 선수등록 마감일이 오는 30일이다. 동부가 이승준을 그날까지 선수로 등록하면 사실상 완전히 이승준을 안고 가겠다는 의미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승준의 몸값(5억원)이 떨어지면 영입에 나설 팀이 나올 수 있다”라고 본다. 결국 동부가 이승준의 연봉을 크게 삭감한 채 재계약 한 뒤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경우 이승준 이적 가능성은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게 농구관계자들의 견해다.
동부는 30일까지 이승준의 선수등록을 결정해야 한다. 만약 선수로 등록하지 않을 경우 다음 시즌엔 동부에서 절대 뛸 수 없다. 대신 이승준과 합의를 통해 계약기간 만료일인 내년 봄까지 소정의 몸값을 지불하면 된다. 다만 웨이버 공시된 선수의 경우 다른 팀에선 선수등록 마감일을 넘겨서도 영입 가능하다. 당연히 다음 시즌에 뛸 수 있다. 그 시점부터 이승준 몸값은 이승준을 영입한 팀이 계약을 통해 지불하게 된다.
한 농구관계자는 “현 상태에서 다른 팀이 이승준과 계약하면서 몸값을 떨어뜨리면 이승준의 사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웨이버 공시로 의지를 보여준 동부가 먼저 이승준과 협상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결국 동부가 이승준을 등록하든, 하지 않든 우선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환경. 동부도 최악의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다.
▲ 이승준 몸 상태에 대한 판단
동부 관계자는 “우리가 볼 땐 이승준이 8월 이후부터는 정상적으로 팀 훈련에 참가할 수 있는 몸 상태”라고 했다. 지난 1월 아킬레스건 파열로 수술을 받은 이승준. 현재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체계적 관리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동부를 제외한 다른 팀 입장에선 이승준 몸 상태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타 팀이 이승준을 영입할 경우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해 손발을 맞추길 원한다. 하지만,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재활을 더 해야 한다면 그 팀도 손해다. 이미 대다수 팀은 2014-2015시즌 전력구성을 끝냈고 입맛에 맞는 외국인선수 조합만 기다리고 있다. 이승준 합류는 팀 전력에 큰 변동이 생긴다는 의미인데 막상 팀 훈련을 함께 할 수 없다면 전력 불안정성이 높아진다. 이승준이 팀 훈련에 뒤늦게 합류할 경우 그 팀 조직력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농구관계자는 “이승준은 팀에 녹이기 쉽지 않은 유형의 빅맨이다. 동부가 웨이버 공시를 왜 했겠나. 빅맨이 포화상태이기도 하지만, 지난 2년간 팀과 썩 잘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이다. 이승준을 보유한 팀은 조직력 다지기 작업을 세밀하고 꼼꼼하게 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아무래도 이승준이 팀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건 사실. 몸 상태의 불안정성까지 결합한 상황. 타 팀들이 이승준 영입을 주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현 시점에선 동부의 또 다른 결단이 필요하다.
[이승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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