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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박주영의 몰락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의리논란' 속 월드컵 본선 2경기에 나섰지만 115분간 존재감 없는 슈팅 하나만 기록한 채 대회를 마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디 상파울루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벨기에와의 H조 조별리그 최종전서 0-1로 패했다. 조별리그 전적 1무 2패(승점 1), 조 최하위(4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홍 감독이 기대했던 박주영의 '해결사 본능'은 전혀 발휘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박주영은 부진하다는 평가조차 어울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그야말로 증발했다. 벨기에와의 최종전서는 벤치만 달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박주영을 대신할 공격수는 없었다"고 밝힌 홍 감독의 신뢰도 무너졌다. 소속팀에서 존재감 자체가 미미했음에도 홍 감독은 원칙을 깨트리고 그를 선발했다.
그런데 골을 넣을 만한 몸 상태도 아니었다. 박주영은 지난 10일 미국 마이애미서 열린 가나와의 최종 평가전서도 64분을 뛰며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월드컵이 단 3일 남은 시점이었다. 봉와직염으로 일찌감치 귀국해 개인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긴 했지만 '해결사 본능'은 좀처럼 발휘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자신과 교체돼 들어간 이근호와 김신욱의 움직임에 훨씬 못 미쳤다.
본선 첫 2경기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자 여론은 완전히 돌아섰다. 설상가상으로 박주영은 벨기에전에 앞서 소속팀인 아스날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내달 1일부터는 소속팀이 없는 '무적' 신세가 된다. 아스날은 물론 임대됐던 셀타비고(스페인)와 왓포드에서도 꾸준히 선발 출전하지 못했는데, 세계적 선수들이 즐비한 아스날이 박주영을 품고 간다는 자체가 넌센스다. 리그에서 꾸준히 출전하지 못한 결과가 이번 월드컵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경기 감각이 떨어지면 제 역할을 해내기 어렵다. 그런데 '박주영은 해줄 것이다'라는 위험한 믿음이 최악의 참사를 불러왔다. 박주영의 몰락과 함께 한국 축구도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본선 무승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받아들어야 했다. 지금 박주영은 길을 잃었다.
[지금 박주영은 길을 잃었다. 사진 = 브라질 상파울루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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