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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역시 역대급 엔딩이었다. 조재현이 임호와 재회하는 장면을 연출하며 장렬한 최후를 맞았다.
29일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 마지막회에서는 이방원(안재모)이 1차 왕자의 난을 일으킨 직후 정도전(조재현)을 찾아갔다. 이 자리에서 이방원은 정도전에게 마지막 회유에 나섰지만, 민본주의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은 정도전은 죽음을 자청했다.
정도전은 "민본의 나라가 지척에 와 있었다.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었다. 대업의 제물이 되어 명예롭게 죽을 수 있는 순간이 눈 앞에 왔단 말이다"라며 "헌데 내가 망쳐 버렸다"고 말했다. 이에 이방원이 "대감이 망쳤다고 말입니까?"라고 되묻자, 정도전은 "너를 죽였어야 했느니라. 죽일 수 있었음에도 죽이니 아니하였다. 대업은 네가 아니라 내가 망친 것이다. 죽여라"라며 대쪽같은 면모를 드러냈다.
이방원은 마지막까지 정도전과 함께 하고자 했다. 이방원은 "그대가 주장한 요정정벌 사병혁바 숭유억불 중농 민생민본...그 밖에 그대가 떠드는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겠소. 하지만 그 해괴망측한 재상정치만 포기하시오"라며 자신의 신하가 될 것을 제안했지만, 정도전은 오히려 자신이 왜 이방원의 신하가 될 수 없는지를 재상정치의 의미를 설명하며 역설했다.
정도전은 "왕조는 이씨가 물려받았지만, 재상은 정씨 박씨 조씨 누구나 될 수 있다. 그 성씨들을 모두 합쳐 무엇이라 하는지 아느냐? 백성이다. 왕은 하늘이 내리지만, 재상은 백성이 낸다. 해서, 재상이 다스리는 나라는 왕이 다스리는 나라보다 백성에게 더 가깝고 더 이롭고 더 안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나라의 주인은 군왕이요"라고 반박하는 이방원에게 정도전은 "틀렸다. 나라의 주인은 백성이다"라며 끝까지 굽힐 수 없었던 대업의 의지를 드러내 뭉클함을 자아냈다.
결국 이방원은 정도전을 밖으로 끌어내 죽이고자 했다. 이방원 앞에 무릎을 꿇고 죽음을 기다리던 정도전은 "방원아, 기억하거라. 이 땅에 백성이 살아있는 한 민본의 대업은 계속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고, 이방원은 "그대를 죽여서 시신조차 찾지 못하게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는 그대로 정도전을 베어버렸다. 피를 토하며 쓰러지던 정도전은 정신을 잃기 직전 자신의 눈앞에 죽은 정몽준(임호)이 나타나자 흐릿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몽주는 쓰러지는 정도전의 손을 붙잡으며 "이런 한심한 사람 같으니"라고 말했다. 이에 정도전이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나는 정말이지, 최선을 다했네"라고 읊조렸다. 그러자 정몽주는 "자넨 할만큼 하였어. 이제 가세"라고 말하며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정도전을 위로했다. 세상과의 마지막 이별을 고하는 순간, 죽마고우인 정몽주를 만난 정도전은 그의 위로를 들으며 편안한 죽음을 맞을 수 있었다. 정도전이 마지막 숨을 거두는 그 순간, 이방원은 그의 얼굴을 노려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이방원이 세자까지 모두 죽이고 결국 왕위에 오르는 모습이 그려지며 끝을 맺었다.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 마지막 회 주요 장면.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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