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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유독 명대사가 많았던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 여말선초를 배경으로 당시의 정치적 시대적 상황에 걸맞는 대사들이 주를 이뤘지만, 이를 가만히 곱씹어보면 현 시대에 적용해도 두고두고 가슴에 새길만한 말들이 즐비하다. 정도전 이인임 정몽주 이성계 등 당대 최고의 정치가들이 현 세대에게 전하는 명대사를 통해 지금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 보는 것은 어떨까.
"군주는 가장 가벼운 것" - 정도전
고려말 혁명가이자 조선 개국의 일등공신 정도전(조재현)은 제자들에게 머리가 아닌 몸으로 직접 실천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사서오경을 달달 외우고 주댕이로 공맹의 말씀을 달달 왼다고 해서 군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노동의 고통을 모른다면 머리에 똥만 가득찬 밥버러지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그 다음, 군주는 가장 가벼운 것이라 했습니다. 해서 백성의 고통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라며 리더의 가치를 설명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다시금 일깨우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정치하는 사람에겐 적과 도구 뿐" - 이인임
고려시대 권문세가의 수장으로 대단한 권력욕을 자랑했던 이인임(박영규)은 비록 악역이었지만,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사리에 맞는 어록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전장에서 적을 만나면 칼을 뽑아야지만 조정에서 적을 만나면 웃으세요. 정치하는 사람의 칼은 칼집이 아니라 웃음 속에 숨기는 것입니다", "정치하는 사람에겐 딱 두 부류의 인간이 있을 뿐이네. 하나는 적 그리고 다른 하나는 도구", "정치를 오래할 생각이라면 새겨 들으시오. 의혹은 궁금할 때 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감당할 능력이 있을 때 제기하는 것이오" 등의 말로 '정치 9단'다운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정치가로서 할 일은 화합" - 정몽주
지조와 충효의 상징인 정몽주(임호). 오로지 고려에 대한 충절 뿐이었던 그는 성리학의 대가였던만큼 역시 많은 어록을 남겼다. 그 중 그의 "학자이기 전에 정치가로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네. 결론은 화합이더군"이라는 말은 지금의 정치인들에게 던지는 경고는 아니었을까. 또 "못난 부모라고 외면하면 그것을 어찌 자식이라 할 수 있습니까. 못난 부모라서 더욱 애착이 가고 가슴이 아립니다"는 말은 나라에 대한 원망보다는 충절을 강조하는 말로 현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백성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나라가 할 일" - 이성계
조선 태조 임금 이성계(유동근). 그는 인내와 함께 국가의 진정한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명대사를 선보였다. "기다리시라요. 적이 강할 땐 싸우디 말고 기다려야 합메다. 기다리다 보면 반드시 틈이 생김메다"라는 말로 인내를 강조했고, "힘없는 백성의 목숨을 지키는 거이 나라가 할일 아입니까"라는 단순한 진리를 설파하며 위정자들을 뜨끔하게 만들기도 했다.
[위부터 배우 조재현 박영규 임호 유동근. 사진 =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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