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김응용 한화 감독은 선발투수 이야기만 나오면 한숨을 쉰다.
지난 1일 잠실구장. 김 감독은 외국인투수 앤드류 앨버스를 중간계투로 활용할 뜻을 밝혔다. 2승 8패 평균자책점 7.12에 머무르는 외국인투수에게 선발투수로서 중책을 맡기기 어려웠다.
시즌 전 구상했던 선발투수진이 어긋났다. 이미 케일럽 클레이가 퇴출된 마당에 새 외국인투수로 합류한 라이언 타투스코도 아직까지 합격점은 받지 못했다. 올 시즌 '토종 에이스'로 거듭나는 듯 했던 유창식은 요즘 얼굴도 보기 어렵다.
그나마 한화 마운드를 지탱하는 선수는 이태양이다. 이태양은 3승 3패 평균자책점 3.55로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 감독이 "이태양 빼고 선발투수가 없다"고 푸념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날 LG전에 선발 등판한 송창현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김 감독의 한숨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송창현은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이 5.63에 이를 정도로 안정감 있는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해 2승 8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며 한화 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던 그는 올해는 위력적인 공을 보여주지 못하고 난타를 당하는 경우가 잦았고 조기강판되는 날도 적지 않았다.
송창현은 김 감독의 한숨을 들은 것일까. 송창현은 이날 경기에서 그간 보여준 것과 전혀 다른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6회말 2아웃까지 LG 타자들에게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7회말까지 안타 1개만 내줬을 뿐, 무실점으로 LG 타자들을 완벽히 막았다. 하지만 한화 타자들도 무득점에 그쳐 송창현의 승리는 날아가고 말았다.
대신 희망을 얻었다. 송창현은 최고 구속은 142km에 불과했지만 95개의 공 중 직구만 70개를 던질 만큼 자신감이 있었다. 제구 역시 좋았다. 체인지업(15개)과 슬라이더(10개)도 던졌지만 그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한화는 결국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오지환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0-1로 석패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비록 졌지만 선수들 모두 수고했다"라고 격려했다. 그 안에는 시즌 최고 피칭을 선보인 송창현을 향한 격려도 들어 있는 게 분명하다.
[송창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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