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결국 '골든 벨'을 울리지 못하고 떠난다. LG가 외국인타자 조쉬 벨(28)과의 결별을 택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 겨울, 다른 팀에서는 굵직굵직한 외국인 선수들이 합류하는 동안 LG는 영입 자체가 지지부진했다. 담당 스카우트는 불철주야 움직였지만 고위층의 결단이 빠르지 못했다. 그 결과로 영입한 선수가 바로 벨이었다. 벨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그리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아니었으며 개인 통산 성적만 봐도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선수였다.
물론 개인 기록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외국인 선수에게 있어서는 한국, 또한 한국 야구에 얼마나 적응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2014시즌 개막과 함께 벨의 방망이는 불타올랐다. 개막 이틀째부터 홈런포를 가동하기 시작한 벨은 1경기에 좌우타석 홈런을 쳐내는 등 잠실구장 담장을 가볍게 넘기는 괴력으로 LG 팬들을 깜짝 놀래켰다.
하지만 벨의 타격 페이스는 점점 떨어졌다. 시즌 초반부터 체력에 한계가 온 것은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LG에 입단하기 전, 2~3개월간 이른바 '몸 만들기'가 이뤄지지 않은 여파였다. 배트 스피드는 눈에 띄게 줄어 들었고 타구에도 힘이 실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변화구에 헛스윙을 연발해 상대하는 투수마다 드러내놓고 변화구 승부를 할 정도였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유연한 수비는 국내 리그의 3루수 중 최고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는 수비만 잘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벨은 지난달 25일 잠실 NC전에서 이재학을 상대로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양상문 LG 감독은 벨로부터 "이재학의 체인지업은 직구와 구별이 되지 않는다"라는 말을 들었고 그것은 다음날 2군으로 가는 결정타가 됐다. 사실상의 결별 수순이었다.
타고투저의 시대. LG에도 거포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 역할을 벨이 해내기엔 벅찼다. LG를 제외한 대부분의 팀들은 확실한 외국인 타자 영입으로 타선 보강에 성공했다. 가뜩이나 거포난이었던 LG는 상대팀들과의 타격전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었다. 벨이 남긴 기록은 타율 .267 10홈런 39타점. 상대 투수를 압도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벨과의 결별을 택하고 새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고 있는 LG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외야수와 입단 교섭 중이다. 과연 LG의 새로운 선택이 지난 시행착오를 잊게 할 수 있을까.
[LG를 떠나게 된 조쉬 벨.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