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가 아시안게임에 갈까.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예비엔트리 투수 명단을 살펴보자. 28명 중 20명이 오른손투수다. 왼손투수는 8명. 상대적으로 오른손 투수를 넉넉하게 뽑았다. 그만큼 고민의 흔적이 드러나는 대목. 올 시즌은 확실히 왼손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오른손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왼손투수들에 비해 활약이 크지 않다. 기술위원회와 류중일 감독은 일단 괜찮다 싶은 오른손투수를 대부분 예비엔트리에 넣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8월 초까지 관찰한 뒤 최종엔트리 선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도다.
최종엔트리를 향한 오른손투수들의 경쟁률이 왼손투수보다 훨씬 더 높다. 류 감독은 올 시즌 왼손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고 해도 최종엔트리에 왼손과 오른손 비율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아시안게임같은 단기전 국제대회는 기민한 마운드 운영이 필수. 상황에 따라 왼손과 오른손 투수를 적절히 교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오른손투수들이 왼손투수들보다 미덥지 못하지만, 결국 국제대회서는 잘해줘야 한다는 의미. 류 감독이 현재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 선발투수
20명의 오른손투수 중 선발요원은 윤성환(삼성) 배영수(삼성) 류제국(LG) 우규민(LG) 송승준(롯데) 채병용(SK) 이재학(NC) 이태양(한화) 정도로 정리된다. 아직 아시안게임 야구 진행방식이 결정되지 않았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처럼 A,B조 조별리그 이후 4강 크로스토너먼트가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면, 대표팀은 최대 5경기 정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선발투수는 3~4명 정도 필요하다. 위에 열거한 투수 중 많아야 절반 정도만 최종엔트리서 살아남는다고 보면 된다. 왼손투수 8명 중 수준급 선발요원이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이 조별리그 이후 크로스 토너먼트로 진행될 경우 원투펀치가 2차례 선발등판하고, 나머지 1~2명 선발요원이 한 차례 선발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원투펀치가 아닌 선발 요원들은 상황에 따라서 불펜으로 가동될 수도 있어야 한다. 당연히 구원 등판도 가능한 선발요원이 최종엔트리 선발에 유리하다. 최종엔트리 선발 직전까지 좋은 컨디션,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인다는 가정 하에 그렇다.
오른손 선발요원들 중 올 시즌 전반적인 성적이 가장 좋은 선수는 역시 윤성환과 이재학이다. 윤성환은 올 시즌 14경기서 8승3패 평균자책점 3.32. 다승 4위에 평균자책점 3위. 특유의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안정감 있는 피칭이 돋보인다. 이재학은 한 차례 부침이 있었으나 7승4패 평균자책점 3.57로 좋다. 두 사람은 삼성과 NC 부동의 토종 에이스.
이태양과 송승준이 복병이다. 이태양은 4월 말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한 뒤 좋은 성적을 찍고 있다. 3승3패 평균자책점 3.55로 좋은 모습. 송승준은 시즌 초반 좋지 않았으나 6월 들어 급상승세다. 4승8패 평균자책점 5.59지만, 6월 4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살아났다. 송승준은 국가대표 경험이 있기 때문에 8월까지 안정감을 유지할 경우 최종엔트리 진입 가능성이 있다. 이태양 역시 꾸준함이 관건이다. 양현종(KIA) 장원준(롯데) 장원삼(삼성) 김광현(SK) 등 좋은 왼손 선발감이 많기 때문에 오른손 선발투수들의 최종엔트리 경쟁률은 매우 높다.
▲ 구원투수
구원투수는 경쟁이 더 치열하다. 후보를 나열해보면 안지만(삼성) 임창용(삼성) 윤명준(두산) 이용찬(두산) 이동현(LG) 유원상(LG) 손승락(넥센) 한현희(넥센) 김승회(롯데) 김성배(롯데) 김진성(NC) 윤규진(한화). 일단 마무리는 베테랑 임창용이 유력하다. 국내 컴백 후 최근 부침을 겪었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 손승락과 이용찬 역시 완벽하게 믿음을 주진 못한 상황. 김승회와 김진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초보 마무리. 왼손 마무리 봉중근(LG)과 박희수(SK)가 있지만, 봉중근도 지난해만 못하고 박희수는 어깨 염증으로 현재 1군에서 빠진 상태다.
결국 나머지 오른손 불펜 투수들은 셋업맨 혹은 롱릴리프를 노려야 할 입장이다. 왼손 계투와의 선발 비율을 감안하면 2~3명 정도 최종엔트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내실만 놓고 보면 다들 만만치 않다. 그래도 셋업맨 경험이 풍부한 안지만이 최종엔트리 선발에 가장 유리한 위치인 건 사실. 안지만은 최근 경미한 어깨통증을 딛고 돌아왔다. 1승2패1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2.90으로 좋은 기록. 한현희도 좋다. 2승1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3.02. 홀드 1위로 안정감이 넘친다. 이동현도 1승1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41로 LG 불펜서 분전하고 있다.
아무래도 불펜은 경험이 중요하다. 그리고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일수록 유리하다. 롱릴리프와 원 포인트로서 활용가치가 높다면 최종엔트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 또한 잦은 등판을 하는 불펜투수들은 혹서기 컨디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쓰임새가 높고 성적이 좋다고 해도 7월 말~8월 초에 구위가 떨어지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최종엔트리 진입을 장담할 수 없다. 투수 엔트리는 많아야 10명 정도. 최종엔트리에 뽑힐만한 투수 중 분명히 아쉽게 낙마하는 투수가 생길 것 같다. 서바이벌 경쟁은 지금부터다.
[잠실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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