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외국인선수 교체가 가속화되나.
3일 현재 퇴출의 비운을 맛본 외국인선수는 브랜든 나이트 케일럽 클레이 조조 레이예스 조쉬 벨 등 총 4명. 올 시즌은 구단들이 외국인선수 보유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린 첫 해. 그 어느 해보다도 외국인선수 선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시즌 초반만 해도 대부분 외국인선수가 제 몫을 해내며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 큰 돈 들여 데려온 선수들이 결국 밥값을 한다는 말이 들렸다.
하지만,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외국인선수들 사이에서도 명암이 엇갈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촌놈 마라톤’을 한 선수는 있었다. 벨의 경우 4월에는 22경기서 타율 0.308 7홈런 18타점이었으나 5월 타율 0.218, 0홈런 13타점, 6월 타율 0.254 2홈런 6타점에 그쳤다. 결국 LG는 미련 없이 벨을 포기했다. 나이트, 레이예스, 클레이의 경우 시즌 초반부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케이스였다.
▲ 발 빠른 교체, 시즌 포기 못한다
사실 이들 모두 좀 더 기다려줄 수도 있었다. 벨은 분명히 기본적인 장점이 풍부한 타자였다. 나이트는 국내에서만 6년차를 맞이하는 장수 외국인투수. 시간을 갖고 기다리면 살아날 것이란 희망이 있었다. 클레이와 레이예스 역시 장점이 있는 투수들. 그러나 구단들은 냉정하게 움직였다.
특히 넥센의 행보는 놀라웠다. 나이트를 포기한 뒤 재빨리 지난해 KIA에서 뛰었던 헨리 소사를 영입했다. 넥센이 나이트를 내보낸 날짜가 5월 14일이었다. 5월 중순이면 시즌 초반. 그런데 소사를 15일에 곧바로 영입했다. 일찌감치 나이트 대체 용병을 물색했다는 의미다. 소사는 입단 초반 불안했으나 최근 안정감이 있다. 넥센은 시즌 초반 부침을 딛고 6월 이후 안정적으로 2위권을 지키고 있다. 넥센의 나이트 조기 퇴출 카드는 주효했다.
LG가 벨을 내보낸 것도 결국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양상문 감독이 지난 6월 26일 벨을 1군에서 말소했을 때 이미 구단과 대체 외국인타자 영입에 대한 교감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LG는 3일 현재 8위에 처졌으나 최근 3연승 포함 양 감독 부임 이후 나름대로 체계가 잡혔다. 양 감독은 2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새 외국인타자에게 1루와 외야를 병행시킬 것이라고 했다. 영입작업이 마무리에 들어간 듯한 인상. 1루와 외야에 좋은 국내 자원이 많지만, 일단 화끈한 한 방을 쳐줄 거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포지션 중복도 감수하겠다는 것. 승부수를 제대로 던졌다.
▲ 외국인선수 교체 러시?
최근 클레이 대신 라이언 타투스코를 영입한 한화에 이어 LG마저 승부수를 던지면서 구단들의 외국인선수 교체가 가속화될 조짐이 보인다. 이미 몇몇 구단의 경우 대체 외국인선수 리스트를 업데이트하는 등 만반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 시간을 질질 끈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다.
현재 9개구단은 대부분 2~3차례 3연전 맞대결을 치렀다. 외국인선수들의 기본적 기량이 완벽하게 노출됐다. 부진에 빠진 선수가 살아날 수도 있지만, 한국야구 특유의 현미경 분석을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전례를 봐도, 시즌 중반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선보이지 못한 외국인선수가 시즌 막판 갑자기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친 케이스는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회생이 쉽지 않아 보이는 외국인선수는 발 빠른 교체가 해답이다. 8월 중순 이후 대체 외국인선수를 영입할 경우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면 활용하지도 못한다.
물론 시즌 도중 대체 외국인선수를 제대로 구하는 게 쉽지는 않다. 메이저리그 40인 엔트리에 들어간 선수를 접촉할 경우 해당 구단과 이적료 협상을 별도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러나 한 야구관계자는 일전에 “상황이 쉽진 않지만, 얼마나 발품을 파느냐에 따라서 좋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은 높아지기 마련”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6년 뛰고 퇴출된 나이트도 2009년 삼성에 입단할 때 대체 선수였다. 구단들의 외국인선수 영입 루트 및 시스템이 탄탄하다면 대체 선수 수혈 작업도 순탄하게 진행할 수 있다. 레이예스를 내보낸 SK와 벨을 내보낸 LG의 경우 현재 물밑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외국인선수 교체가 결국 순위다툼의 중대한 승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4강에 진입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두산 SK 등이 추가로 외국인선수 교체를 선언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루크 스캇 로스 울프 크리스 볼스테드 등은 벤치의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 심지어 선두권의 삼성과 NC도 J.D. 마틴과 테드 웨버가 100%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정규시즌이 반환점을 돌았다. 9개구단에 외국인선수에 대한 고민과 결단의 시기가 찾아왔다.
[LG에서 웨이버 공시된 조쉬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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