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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새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극본 주찬옥 조진국 연출 이동윤 김희원)가 2일 첫 방송됐다.
배우 장혁과 장나라가 주도한 코믹 연기가 첫 회의 하이라이트였다. 장혁은 드라마 '추노', '마이더스', '뿌리깊은 나무', '아이리스2' 등에서 보여준 무거운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 던졌다. 휘날리는 긴머리와 과장된 웃음으로 9대 독자 이건 역을 코믹하게 표현했다. 장혁의 연기 변신이 가장 두드러졌던 첫 회였다.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굉장히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캐릭터이지만 할머니 밖에 안 계시고 부모님은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잃은 인물"이라며 "슬플 때 일부러 크게 웃는 설정을 했다. 대본 리딩 때 한번 웃어 보니 PD가 재미있어 하더라"고 설명했었다.
전작 드라마 '학교 2013'에서 순수하고 정의로운 교사 정인재 역을 맡아 감동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장나라는 일명 '평범녀' 김미영으로 분했다. 로맨틱코미디가 주분야인 배우다웠다. 전작의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코믹한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특히 2002년 히트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 이후 12년 만에 재회한 장혁과 장나라였다. 둘의 변함없는 미모는 물론 더 돈독해진 호흡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요소였다. 장나라는 "장혁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다. 지나가는 웃음 소리도 반응해 줄 정도로 연기할 때 편하게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사실 예전에도 장혁과 같은 작품 얘기가 오갔던 적이 있는데 장혁이 하면 무조건 한다고 할 정도로 신뢰감이 있다"고도 밝혔는데, 이 같은 신뢰감이 앞으로 둘이 본격적으로 선보일 연기 호흡에 기대감을 주는 이유다.
다만 향후 관건은 극의 핵심 사건인 하룻밤 잠자리 후 임신하는 설정을 어떻게 다루는지다. 서로 다른 남녀로 착각해 잠자리를 갖고, 임신까지 하게 된다는 상황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가 드라마 성패의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윤 PD는 "하룻밤을 자게 되지만 사실 그 전에 한국에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 상황이 원작에는 없던 상황"이라며 "운명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사이란 걸 강조하기 위해 몇 가지 장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첫 회에서 이건이 세라(왕지원)를 위해 준비한 반지를 미영이 우연히 손가락에 끼게 되거나, 이건이 "나랑 결혼해줄래?"라고 프러포즈 연습하는 목소리를 미영이 듣게 되는 장면이 이 PD가 강조한 '운명'을 표현한 장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PD는 "시청자들이 조금 편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판타지적인 요소를 넣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혁은 하룻밤 잠자리 후 임신 설정에 대해 "1부에서 끝나지 않고 20부까지 가기 때문에 그 안에서 설득력 있게 연기해 가면서 희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나라 또한 "남녀 주인공의 그 사건에 대한 자세나 감정을 쭉 지켜보면 크게 거부감 있지 않을 것이다.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2회부터 시작될 미영의 임신 사건이 실제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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