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찰나의 순간에 양팀의 승패가 정해진 것과 다름 없었다.
NC 외야수 이종욱(34)의 호수비가 팀을 살렸다. 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LG와 상대한 NC는 8회초 2사 만루 위기를 맞았고 마침 정성훈이 우측으로 큰 타구를 날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 이때 우익수 이종욱이 펜스 앞에서 과감히 점프를 했고 타구는 이종욱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다. 환상의 점프 캐치였다.
만약 이종욱이 이 타구를 놓쳤다면 경기의 모든 양상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2아웃이었기에 주자 3명이 모두 득점이 가능했고 4-4 동점이 될 뻔했던 것이다. NC는 이종욱의 호수비 덕분에 4-1로 승리하고 3연전 싹쓸이 패배를 면할 수 있었다.
이종욱은 지난 겨울 생애 첫 FA를 선언하고 NC에 합류했다. NC는 이종욱의 합류로 외야진에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국가대표 중견수' 출신인 이종욱을 중견수에 두고 나성범을 우익수로 옮겨 수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나성범이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우익수로 변신하는데 애를 먹으면서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다. 결국 NC는 고심 끝에 나성범을 원래 포지션인 중견수에 두고 이종욱을 우익수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종욱에겐 우익수는 낯선 자리였다. 2006년 두산에서 주전으로 도약할 때 그의 포지션은 좌익수였다. 이종욱은 이듬해부터 중견수로 자리했고 이후 이종욱의 포지션 이동은 없었다.
캠프 기간 내내 우익수로 변신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 그는 시범경기가 열릴 때만 해도 "우익수로 나가고 있지만 경기를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우익수로 뛴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낯선 게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종욱은 '실전'에 들어가자 우익수로서 나무랄데 없는 수비를 보여줬고 5월이 지나면서 타격감도 회복해 팀이 돌풍을 일으키는데 많은 역할을 해낼 수 있었다.
그 땀의 결실이 바로 '수퍼 캐치'로 이어졌다. 만루 상황에 나온 호수비라 만루홈런과 비교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최근 페이스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던 NC였기에 이종욱의 '수퍼 캐치'가 없었다면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훗날 NC가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과 같은 결실을 이룬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장면임이 틀림 없다. FA 이적 첫 해에 포지션을 이동하면서도 변함 없는 기량을 과시하는 이종욱이 있어 NC의 돌풍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이종욱.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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