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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진혁 PD의 복합장르 마술은 여전했다.
8일 방송된 20회를 끝으로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극본 박진우 연출 진혁)이 종영된 가운데 진혁PD는 '복합장르 마술사' 별명답게 다양한 장르를 혼합해 선보였다는 평을 얻었다.
복합장르는 시도하기 다소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다. 다양한 장르를 섞다 보면 자칫 정체성이 모호해질 수 있고, 주제를 드러내기에도 어려움이 뒤따르기 때문. 하지만 진혁PD는 '주군의 태양', '시티 헌터', '검사 프린세스' 등을 통해 복합장르를 선보여 왔고 '닥터 이방인'에서 역시 메디컬 첩보 멜로라는 복합장르를 내세웠다.
물론 우리 나라 드라마는 대부분 한 장르에 국한돼 있지 않다. 하지만 진혁PD처럼 복합장르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경우는 드물다. '닥터 이방인' 역시 남에서 태어나 북에서 자란 천재의사 박훈(이종석)과 한국 최고의 엘리트 의사 한재준(박해진)이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남북 최대의 작전을 펼치는 메디컬 첩보 멜로로 복합장르를 지향했다.
멜로 역시 빠지지 않았다. 박훈의 첫사랑이자 그를 위해 한재희로 분하는 등 모든 것을 바친 송재희(진세연), 한재준의 약혼녀였지만 박훈에게 사랑을 느낀 오수현(강소라). 네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은 진한 멜로 장르를 소화했다.
여기에 메디컬 장르 역시 더해졌다. 기본적인 배경이 명우대학병원인 만큼 많은 환자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갔다. 큰 이야기 줄기 안에 환자 개개인의 사연이 더해지면서 결국엔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 전개에 영향을 미치고 그 안에서 진정한 의사를 이야기 하는 등 메디컬 장르가 주는 메시지가 분명했다.
남북한 정치를 소재로 한 것 역시 복합장르에 정점을 찍었다. 남북한 정치 거래의 희생양이 된 박훈이 장석주(천호진)에 맞서 사랑을 지키고, 소신을 지키는 모습이 돋보였다. 정치계는 물론 명우 대학 병원을 배경으로 행해진 권력 싸움, 한재준의 복수 등도 복합장르에 힘을 실었다.
물론 모든 장르가 적절히 버무려졌다고 할 수는 없었다. 다양한 장르를 그리다 보니 인물들의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 및 캐릭터 변화가 시청자들을 다소 혼란스럽게 했다. 초반 강렬하게 보여진 캐릭터의 존재감이 미비해지고 이야기 자체에 끌려가는 모습 역시 아쉬웠다.
그러나 진혁PD의 복합장르 시도 자체는 단연 신선했다. 정치와 권력을 배경으로 각 인물들이 역경을 헤쳐 나가고 사랑하며 흔들리는 과정에서 성장을 보여줬고, 이같은 모습이 혼합돼 복합장르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게 했다.
한편 SBS 월화드라마 '닥터이방인' 후속으로는 권상우, 최지우, 이정진, 박하선 등이 출연하는 '유혹'이 오는 14일 밤 10시 첫방송된다. '유혹'은 인생의 벼랑 끝에 몰린 한 남자가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인 제안을 받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 이어지는 관계 속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네 남녀의 예측불허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닥터이방인' 마지막회.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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