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파워는 밀리지 않을 것이다.”
LG 새 외국인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1군 등록됐다. 스나이더는 대타로 출전해 한국야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경기 전 만난 그는 “아직 한국야구를 잘 모른다”라면서도 “홈런과 타점을 많이 기록하고 싶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데뷔전 성적은 1사구 1삼진. 이제 본격 시작이다.
스나이더는 LG의 역전 4강행 승부수. 한편으로 양상문 감독의 첫 시즌 평가에 직결되는 전력. 양 감독은 경기 전 직접 배팅볼 투수로 나섰다. 스나이더에게도 공을 던져주면서 눈 앞에서 타격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양 감독은 스나이더에 대한 기대가 크다. 동시에 고민도 있다. LG의 올 시즌 명운이 걸린 일이다.
▲ 파워 업
스나이더는 192cm에 96kg의 체격. 메이저리그서는 통산 30경기서 타율 0.167,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표본이 적다. 마이너리그서는 124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185홈런 743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엔 텍사스서 10경기 30타수 5안타에 그쳤지만, 5안타 중 2개가 홈런이었다. 중거리 타자이면서 일발장타력이 있는 스타일.
양 감독은 “연습타격 결과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4개 정도 담장을 넘겼다. 파워가 있다”이라고 했다. 양 감독은 타자가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하는 잠실구장서 라인드라이브로 담장을 넘길 정도면 어느 구장서도 장타를 척척 쳐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LG엔 여전히 확실한 거포가 없다. 스나이더가 장타를 펑펑 때려주길 바란다. LG는 스나이더 포지션이 중견수 혹은 1루수로 국내선수들과 중첩되지만, 공격력 하나만 보고 승부수를 던졌다.
양 감독의 기대가 크다. “근육이 국내 선수들과는 다르다”라고 했다. 스나이더 근육은 보디빌더처럼 울퉁불퉁한 근육이 아니라 잔근육이 발달했다. 또한, 팔에 핏줄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체지방이 적어서 잘 빠진 몸매를 자랑한다. 오히려 그런 선수가 순간적으로 파워를 최대치로 분출할 수 있다.
▲ 간결한 스윙+적지 않은 마이너 경험
양 감독은 “대부분 외국인타자는 스윙이 크다. 그러나 스나이더는 스윙이 간결하다. 그게 장점”이라고 했다. 양 감독은 스나이더가 파워를 갖췄음에도 큰 것 한방에 의존하는 스윙을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결국 상황에 맞는 타격에도 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나이더의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은 0.285.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스나이더는 마이너리그 통산 485볼넷, 1335삼진이었다. 국내 투수들 특유의 변화무쌍한 볼배합과 유인구에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양 감독은 스나이더의 마이너리그 1246경기 경험을 높게 샀다. “국내에서 처음 보는 투수들을 상대로 고전할 수도 있지만, 마이너리그서도 수 많은 투수와 첫 만남을 가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처음 보는 투수들 공략에도 그리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실제 마이너리그엔 매년 수 많은 유망주들이 공급된다. 또 상대하는 팀이 많고 같은 팀과의 맞대결이 많지 않다. 사실 타자와 투수가 서로 잘 모르는 상태라면 투수가 유리하다. 그러나 양 감독은 스나이더에게 그런 약점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의 경험이 축적됐을 것으로 기대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서 찍은 수치는 말 그대로 참고자료다.
▲ 수비와 타순
역시 수비 포지션과 타순이 고민이다. 양 감독은 “아직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양 감독에 따르면, 스나이더의 주 포지션은 중견수다. 그러나 LG 외야가 이미 포화상태. 스나이더는 1루수 경험도 있다. 그러나 LG 1루 역시 꽉 들어찼다. LG가 올 시즌 초반 3루수 조쉬벨을 영입한 건 원활한 포지션 교통정리를 위해서이기도 했다.
양 감독은 “스나이더가 1루수를 본 경험이 많지 않다. 1루수로는 되도록 기용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양 감독은 스나이더에게 수비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고 싶다. 낯선 땅에서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 넣기보단 결국 외야수를 맡길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도 어떤 방식으로든 국내 선수들과의 교통정리는 불가피하다. 그 결과에 따라 스나이더의 타순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LG로선 어떻게든 스나이더가 팀 전력에 플러스 알파가 돼야 한다. 스나이더가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때문에 타순과 수비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양 감독은 “3~4번타순에 들어가지 않겠나”라면서도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4강을 아직 포기하지 않은 LG. 스나이더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싶어한다. 결국 성적이 모든 걸 말해줄 것이다.
[스나이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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