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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연습 밖에 할 게 없었지."
8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제시카&크리스탈'에서 걸그룹 f(x)의 빅토리아, 루나, 크리스탈이 카메라 앞에선 지금껏 꺼낸 적 없던 속내를 털어놨다.
최근 정규 3집 앨범 'Red Light'로 컴백한 f(x)는 이날 방송에서 셋은 컴백 무대를 마친 뒤 '제크하우스'에서 크리스탈의 언니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가 미리 준비해 둔 음식들을 나눠 먹으며 컴백을 자축했다.
이들의 속 깊은 이야기는 루나가 "이제 우린 어른이 된 것 같다"고 말을 꺼내며 시작됐다. 루나는 "설리랑 수정이를 보면 진짜 많이 컸다는 것을 느낀다"며 한 살 어린 동생들 설리, 크리스탈의 지난 날을 떠올렸다. 크리스탈은 "하긴 내가 16살에 데뷔했으니…"라고 추억에 잠겼다.
빅토리아가 떠올린 데뷔 전 크리스탈은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처음에 수정이는 '안녕하세요'만 하면서 말도 없이 지나다녔다"며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말수 적고 숫기 없던 크리스탈을 묘사해 다른 멤버들을 웃게 했다.
크리스탈도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며 "일요일마다 개인기 촬영하는 게 있지 않았냐. 난 그게 하기 싫어서 화장실에 숨었다"고 멤버들도 몰랐던 사실을 고백하더니 "나는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 하는 게 너무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어린 나이에 언니 제시카와 함께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크리스탈은 평소 무대 위에선 카리스마 있는 퍼포먼스와 당당한 자신감을 보여주며 간혹 '차가워 보인다'는 오해를 받을 정도였으나 정작 실제 성격은 무대 위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루나에 대해선 빅토리아와 크리스탈 모두 "연습벌레였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정작 루나는 "뭐가 연습벌레야. 그때 연습 밖에 할 게 없었지"라고 했는데, 멤버들의 눈에 비친 루나의 모습과 "연습 밖에 할 게 없었지"란 짧은 말에서 f(x)의 메인보컬 위치에서 남다른 가창력을 발휘하기까지 루나가 남몰래 흘렸을 땀과 눈물이 짐작됐다.
멤버들에게 '빅엄마'로 불리며 나이 어린 동생들을 이끌고 있는 리더 빅토리아는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놨다. "한국 온 지 7년이 됐다"는 빅토리아는 친구들 대부분은 결혼했고 아기를 낳은 친구도 있다며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랑 같은 나이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모른다. 내가 연예인이 아니었다면 이 나이에, 이 시간에 무엇을 했을까, 또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을지 궁금하다"고 고백했다.
특히 한국 생활의 외로움도 털어놨다. "또래 친구들이 많이 없다. 있어도 다른 연예인들뿐"이라면서 7년간 한국에서 생활하며 자연스레 모든 걸 혼자서 하는 습관이 몸에 뱄다고 고백했다. 크리스탈도 "언니에게 항상 얘기했지만, '언니, 우리 좀 불러. 뭐하고 놀자' 하는데 언니는 너무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서 혼자였던 것 같다"고 리더 빅토리아의 외로움을 이해하려 했다.
빅토리아 역시 "멤버들에게 '오늘 점심이나 저녁 같이 먹을까?'라고 할 수 있는 데도, 습관적으로 그런 생각이 안 들게 되고 연락할 생각을 못한다"고 했다. 멤버들 앞에선 늘 밝고 의젓한 리더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선 타국 생활의 외로움이 마치 일상처럼 되어 버린 빅토리아의 고백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리더는 리더였다. 세 사람은 컴백 축하 케이크에 촛불을 밝힌 뒤 소원을 빌기로 약속했고, 크리스탈이 "새 앨범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고 하자 빅토리아는 "f(x), 영원하라!"고 외치며 끈끈한 의리를 다졌다.
[사진 = 온스타일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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