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이방인' 이종석, 소명·사랑 지켜낸 완벽 해피엔딩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상처로 얼룩져있던 한 남자가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결국 진짜 의사로 성장했다.

8일 마지막회가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이방인'(극본 박진우 김주 연출 진혁)에서는 남에서 태어나 북에서 자란 탈북 의사 박훈(이종석)이 권력을 거머쥐기 위해 자기 인생을 조종해 온 총리 장석주(천호진)의 심장을 수술하며 그의 생명을 살리고, 연인 송재희(진세연)와 그토록 갈망하던 자유와 안전을 보장 받는 삶을 드디어 누리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박훈은 대통령과 공모해 권력을 탈취하려는 장석주의 계략을 막아섰지만, 이내 대통령으로부터 배신당하는 위기를 맞았다. 박훈과 송재희의 운명을 손에 쥐게 된 장석주는 자기 계획이 어그러진 것에 대해 분풀이 하듯 으름장을 놨고, 자유와 안전을 보장 받기 원했던 두 사람의 바람은 그렇게 사라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이때 죽은 줄 알았던 차진수(박해준)가 등장해 장석주를 저격하면서 상황은 재역전되기 시작했다. 심장에 총을 맞은 장석주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게 바로 박훈과 송재희였기 때문이었다. 박훈은 "이 사람이 일어나면 우리가 위험하다"는 재희의 만류와, 장석주의 죽음을 묵과하기로 한 대통령의 재가에도 불구하고 망설임 없이 생명 살리기를 택했다. 박훈은 "같은 심장이야. 내 앞에 있으면 그냥 환자일 뿐"이라며 장석주의 심장을 수술했다.

의사로서 최선의 선택을 한 박훈이지만 이 같은 결정이 그와 재희의 안전을 보장해주진 못했다. 김태술(정인기)의 도움을 받아 재희와 함께 자유를 찾아 떠난 박훈은 장석주에 이어 자신들을 향해 총을 겨누는 차진수의 분노를 결국 막아서지 못했고 부다페스트에서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 했다. 하지만 관통상을 당한 박훈은 다리 난간 아래로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재희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으며 연인과 함께하는 것을 택했다. "그때 네 손을 놓은 게 내 평생 후회되는 일"이라는 게 박훈이 밝힌 뭉클한 이유였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까지 함께할 것을 택한 박훈은 그렇게 죽음을 맞은 듯 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1년 뒤 어느 시골 보건소에서 박훈은 특유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의사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곁에는 조금 늦었지만 재희 역시 함께였다. 자유와 안전을 보장받기에 험난한 여정이었지만, 끝내 이를 성취한 두 사람의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그간 박훈은 비극적 운명의 한복판에서 자기 운명을 개척해나가기 위해 분투한 애처로운 캐릭터였다. 권력욕에 불타는 장석주의 계략에 의해 아버지와 함께 북에 건너갔고, 사람을 죽이는 과정을 통해 의술을 배우며 마음속에 깊은 트라우마를 심게 됐다.

사랑하는 연인을 빼앗긴 것은 물론,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겨우 지옥 같은 생활을 청산할 수 있었지만 남한으로 내려온 이후에는 철저하게 이방인 취급을 받으며 소외되는 게 그의 운명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도 박훈은 의사로서의 소명을 잊지 않았고, 연인을 잃고 자기 목숨마저 위험에 처하는 상황 속에도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진짜 의사가 됐다. 상처를 극복하고 사람을 죽이는 의사에서 사람을 살리는 의사로 커나간 '닥터이방인’속 박훈의 행보는 진한 감동을 안겼다.

한편 '닥터이방인' 후속으로는 최지우, 권상우, 박하선, 이정진 주연의 '유혹'이 오는 14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이방인'. 사진 = 아우라미디어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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