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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도전하는 조권, 그를 향한 일부 날선 시선이 불편하다.
그룹 2AM 조권은 현재 뮤지컬 '프리실라'에서 인기도 실력도 넘버원이지만 매번 사고를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 아담 역을 맡아 오는 10일 본 공연 첫 무대를 앞두고 있다. 지난 3일 한차례 무대에 선 조권은 지난 8일 진행된 뮤지컬 '프리실라' 미디어콜을 통해 대중 앞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헤롯 역을 맡아 뮤지컬에 도전한 조권은 당시 자신과 딱 맞는 캐릭터로 호평을 얻었다. 2AM 활동을 비롯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넘치는 끼를 인정 받은 그는 뮤지컬 무대 위에서도 당당한 모습으로 끼를 발산했다.
때문에 그의 두번째 작품 역시 관심을 모았다. 보컬 그룹으로서 가창력은 보장됐고, 강력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기에 뮤지컬 관계자들은 그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조권은 뮤지컬 '프리실라'를 두번째 작품으로 택했다. 드랙퀸의 이야기인 만큼 그의 끼가 다시 한 번 발산 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졌다.
하지만 '프리실라' 미디어콜 후 일부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소 과했다. 찰나의 순간을 촬영한 사진만을 보고 그의 캐릭터를 판단, 쉽게 평가하며 악성 댓글을 달았다. 뮤지컬 전체를 이해하고, 조권이 연기하는 아담 역이 전하는 메시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직 조권의 과감한 퍼포먼스와 화려한 옷을 입은 겉모습만을 보고 온갖 부정적인 시선을 담은 화살을 쏘아댔다.
결국 조권까지 나섰다. 조권은 미디어콜을 마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작은 것 하나라도 화제가 될 수 있는 직업임은 인정하지만 단 한장의 사진만을 보고 자신과 작품을 평가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는 "포스터나 사진만 보시면 '아, 저거 그냥 게이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 뮤지컬은 단순히 동성애자, 트렌스젠더의 시선만 그린 뮤지컬이 아니라 가족, 우정, 사랑, 부성애, 감동을 그린 아주 진정성 있는 뮤지컬입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뮤지컬 '프리실라'는 여장남자 '드랙퀸(Drag Queen)'의 이야기를 80~90년대의 히트팝 뮤직을 배경으로 선보이며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이를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본다면 그것이야 말로 편견이고 고루한 사고 방식이다. 이와 관련, 조권은 "저런 말들이 오히려 그분들에 더한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뮤지컬을 향한 조권의 열정이 다소 무시된 채 조권 자체가 지닌 캐릭터에만 집중하는 것 역시 아쉬운 지점이다. 조권은 단지 자신의 재능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역할을 맡은 것뿐이고 그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자칫 거부감이 느껴지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멋있게, 더 열심히 한계와 벽을 뛰어넘고 싶다는 것이 조권의 바람이다.
실제로 앞서 설앤컴퍼니에 따르면 조권은 본 공연 전 휴일도 반납하고 연습에 매진했다. 조권의 연습 모습은 조권을 비롯 '프리실라' 출연 배우들의 트위터를 통해 전해진 바 있다. 두번째 작품에 임하는 조권의 책임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조권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 '프리실라' 작품 자체에 대한 성급한 오해 역시 안타깝다. '프리실라'는 조권 뿐만 아니라 조성하, 마이클리, 이지훈, 김다현, 김호영, 고영빈, 유승엽, 이주광 등을 비롯 실력 있는 앙상블이 총출동해 꽉찬 무대를 펼친다. 작품 자체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뮤지컬계에서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대거합류했기에 더 큰 관심이 모아졌다.
또 '프리실라'는 전세계 차트를 석권한 히트 팝으로 이뤄진 28곡의 넘버와 8.5톤의 컬러풀한 대형 LED 버스 세트를 통해 눈부신 볼거리를 선사한다. 500여벌의 화려한 의상과 컬러풀한 스케일을 자랑하며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그 안에 메시지까지 명확한 작품이다. 호주를 시작으로 브로드웨이, 웨스트 엔드 등 전세계 도시에서 연속 흥행하고 토니상, 올리비에상, 아카데미상 등 주요 메이저 어워즈를 휩쓴 것만으로도 '프리실라'의 작품성은 인정된다.
조권은 "저는 2개월간 너무나 멋진 배우분들과 스트프분들과 뮤지컬 '프리실라'를 준비하고 성공적으로 무대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한분한분 공연을 보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며 "아직 '프리실라' 작품을 모르시는 분들은 보이는 것에만 반응하셔서 끝까지 악플을 올리시겠지만. 공연장 안에선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보여지는 데로만 반응되는 직업을 가져서 조금은 힘들지만 제가 선택한 길이라서 책임감 있게 이겨내려고 저는 노력합니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악플이나 안좋은 소릴 들으면 노력을 해도 멘탈적으로 잘 안되더라구요. 직접 공연을 보러오세요. 아무 생각하지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장으로 오셔서 '프리실라'가 어떤 작품인지 함께 감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보여지는 직업에 익숙해졌을지도 모를 조권이기에 이날의 관심은 그저 지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권은 자신의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글로 표현했다. 그만큼 뮤지컬에 대한 열정과 사랑,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믿음이 확고했다. 일부 편견을 무시할 수도 있지만 그 편견을 조금씩이나마 바꾸려는 노력의 길을 택했다. 그래서 더 그의 도전이 아름답고 대견하다.
도전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즐길 줄 모르는 이들에게 도전하고 자신의 한계를 넘으면서 진정으로 즐기고 있는 조권을 욕할 자격은 없다.
한편 조권이 출연하는 뮤지컬 '프리실라'는 오는 9월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조권.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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