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아직 2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장안의 화제'다.
LG 새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32)가 한국 야구에 데뷔하자마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 대타로 나서 데뷔한 스나이더는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9일 잠실 두산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4번타자 중견수. 선발 출전한 스나이더의 임무였다. 공교롭게도 4번타자와 중견수는 모두 LG의 해묵은 고민이었다. 지난 해에는 정성훈이 4번타자로 나서고 박용택이 중견수를 맡아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정성훈과 박용택은 애초에 각각 4번타자와 중견수를 맡을 타입의 선수들이 아니었다. 팀 사정에 어쩔 수 없이 맡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2009년이 끝나고 로베르토 페타지니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LG는 다시 4번타자에 대한 고민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LG를 지휘한 사령탑들은 "4번타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지금은 KIA로 이적한 이대형을 장기적인 타격 부진에도 줄곧 중견수로 기용한 것은 LG의 고민이 묻어난다. 이대형 만큼 드넓은 잠실구장을 커버할 선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대형의 부진이 깊어지자 LG는 결국 박용택을 중견수로 기용하는 일종의 '모험'을 택했다.
LG의 대표적인 두 가지 고민이라 할 수 있는 4번타자와 중견수. 그런데 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바로 스나이더의 등장 덕분이다.
스나이더는 9일 잠실 두산전에서 4번타자 중견수로 나섰다. 6회초 오재일의 타구에 빠르게 스타트를 끊어 그림 같은 슬라이딩 캐치 호수비를 선보여 우규민을 춤추게 한 스나이더는 6회말 공격에서는 귀중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팀의 2-0 리드를 이끌었다. 연장 10회말에는 중월 2루타를 날려 무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는데 중견수 키를 넘는 장타였다. 이는 정의윤의 끝내기 안타로 팀이 3-2로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 후 스나이더는 "첫 안타가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기쁘다. 내 안타가 팀이 승리하는데 기여해서 더욱 기분 좋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양상문 LG 감독은 스나이더를 향후 중견수로 기용할 방침을 드러냈다. 양 감독은 "스나이더는 되도록이면 중견수로 기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이너리그에서 중견수로 가장 많이 출전한 경험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9일 경기에서의 활약이라면 스나이더는 무리 없이 4번타자 중견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LG의 해묵은 고민이 한꺼번에 풀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LG 스나이더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3대 2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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