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려한 멀티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 본 기사와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최근 영화나 드라마 캐스팅 기사들을 보면 당황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다. '배우 ㅇㅇㅇ, 5년 만에 스크린 복귀'라는 그럴싸한 타이틀이지만, 정작 아직 출연을 결정하기 전일 때도 있고, '배우 ㅇㅇㅇ, 드라마 최종 고사'라는 타이틀도 있다.
배우가 작품 출연을 확정하는 시기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이다. 물론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고, 큰 이변이 생기지 않는 한 출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최근 기사를 보면 이런 상황(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이 아닌, 시나리오를 건네받았을 뿐인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경우 소속사나 제작사 측은 난감하기만 하다. 사실 시나리오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야 웬만하면 출연하겠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여러 가지 이유로 출연이 불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이미 다른 배우에게 거절당한 작품이 되는 것이고, 정작 출연을 확정지은 배우는 '대타'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아야 한다. 물론 다른 배우 캐스팅에도 난항을 겪게 된다.
소속사도 시나리오만 받았을 뿐인데, 출연을 한다는 기사가 나오면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당연히 들어오는 사니리오에 변동이 생길 것이고, 출연을 하지 않을 경우 말을 바꾸는 '치사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또 "사나리오만 받았다" "검토하는 작품 중 하나다" 등 솔직한 코멘트가 나갈 경우 제작사나 감독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이미 고사한 작품이라도 "검토 중"이라는 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이보다 더 황당한 상황은 아직 배우가 시나리오도 읽지 않은 상태다. 해당 배우에게 직접 시나리오가 전달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시나리오가 배우의 소속사를 통해 전달이 된다. 배우의 상황에 따라 시나리오가 전달이 되기도 하고, 소속사 선에서 정리가 되기도 한다. 시나리오가 전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연에 대한 보도가 될 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최근에는 캐스팅 보도뿐만 아니라 '출연 고사'에 관한 보도도 나온다. 일단 출연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배우의 캐스팅이 확정되면 자연스럽게 앞서 언급된 배우는 시나리오를 고사한 상황이지만, 굳이 이것을 '배우 ㅇㅇㅇ, 'ㅇㅇㅇ' 최종 고사'라는 타이틀로 다시 한 번 알려준다. 이런 보도들로 인해 출연을 결정한 배우는 최적의 캐스팅이 아닌 '대타'라는 좋지 않은 기분으로 출발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런 상황들이 제작사나 투자사는 난감하기만 하다. 한 투자사는 "마치 A라는 배우가 우리 작품을 고사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한명의 배우가 아니라 경우의 수를 고려해 몇몇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보내는데, 시나리오를 보낸 것만으로 출연을 하려다가 고사한 것처럼 보이니 난감하다. 그런 식으로 보도가 되면 다른 배우가 우리 작품을 하고 싶겠는가"라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그렇다. 어떤 작품에 어떤 배우가 들어가는지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고, 매력적인 기사 소재다. 한동안 활동이 뜸하던 어느 톱스타의 컴백소식은 관심 받는 기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궁금증과 매력적인 아이템이라는 이유로 공개되는 이야기들에 소속사와 제작사는 오늘도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있다.
[영화 '도둑들' 언론시사회 현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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