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42일 만에 거둔 위닝시리즈. 동시에 '이면'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11일 잠실구장에서 LG와 만난 두산. 두산이 승리하는데 결정적이었던 순간은 바로 5회초 공격이었다. 두산은 5회 공격에서만 4점을 보태며 7-2로 리드, 주도권을 잡았다. 두산의 폭발엔 '발야구'가 있었다.
1사 후 우전 안타로 치고 나간 정수빈은 허경민이 2루수 앞으로 땅볼을 굴리자 2루를 지난 뒤 지체 없이 3루로 뛰었다. 사활을 건 베이스 러닝이었다. 2루수 손주인은 타자 주자를 잡는데 집중했다. 정수빈이 그 틈을 노린 것이다. 순식간에 3루주자가 된 정수빈은 민병헌의 좌전 적시타로 가볍게 득점할 수 있었다.
'발야구'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안타로 1루까지 향한 민병헌은 초구에 냅다 2루로 뛰어 도루를 성공시켰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 3번타자 김현수는 연신 파울 타구를 날린 뒤 중전 적시타로 민병헌의 도루를 헛되게 하지 않았다.
장타를 맞지 않고도 2점을 내준 LG 투수 류제국은 기로에 섰고 홍성흔은 좌중간 투런포를 날려 LG 배터리를 전멸시켰다.
8회에도 2점을 추가한 두산은 12-4로 넉넉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야구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갑작스레 난조를 보인 불펜투수진의 모습에 두산은 적잖게 당황했다. 이병규(7번)에게 만루홈런을 맞는 등 두 차례의 만루 위기를 맞은 끝에 7점이나 주고 만 것이다. 그나마 12-11로 리드를 하고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두산은 9회초 김재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했지만 9회말에도 좌완투수 이현승을 밀어붙일 수밖에 없었다. 마무리투수 이용찬의 공백 때문이었다. 이용찬은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10경기 출장 정지를 당한 상태. 결국 이병규(7번)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1점차로 쫓긴 두산은 정재훈을 마운드에 올렸고 정재훈은 정의윤, 임재철을 연속으로 삼진 처리하고 기나긴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이용찬의 공백을 그 누구보다 뼈아파 했다. 송 감독은 "이용찬이 없는 게 손해가 크다. 중간투수들이 힘내서 막아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도 이용찬의 공백을 실감해야 했다.
후반기 전까지는 5할 승률을 맞추길 희망하는 송 감독은 "지금이 승부처다. 이 시기에 승수를 쌓아야 한다"라고 강한 승리 의지를 보였다. 37승 39패로 4위 롯데에 2경기차로 뒤져 있는 두산에게 있어 가장 시급한 건 투타 밸런스의 회복이다. 이제 전반기까지 5경기를 남긴 두산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 정수빈이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두산의 경기 5회초 1사 1루에서 허경민의 내야 땅볼때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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