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팀이 필요할 땐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는다.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올 시즌 2번째 구원 등판에 나서 팀 승리를 지켜냈다.
니퍼트는 12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팀이 4-3 한 점 차 앞선 7회초 등판, 2⅔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지난달 21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21일 만에 구원 등판, 팀의 6-3 승리를 이끌어낸 니퍼트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경기 전 "다음주 NC와의 주중 2연전에 니퍼트와 노경은을 차례로 내보내고 휴식기에 들어갈 것이다"고 했다. 그렇기에 누구도 니퍼트의 '깜짝 등판'을 예상하지 못했다. 알고 보니 니퍼트가 불펜 피칭을 이날 실전 피칭으로 대신한 것이었다.
두산의 마운드 사정은 좋지 않다. 니퍼트는 8승(6패)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 4.32로 지난 3년과 비교해 안정감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믿었던 유희관(7승 5패 평균자책점 5.26), 노경은(3승 9패 8.50)도 기대만큼 해주지 못했고, 크리스 볼스테드(5승 7패 6.21)는 이날 웨이버 공시돼 짐을 쌌다. 이날 선발 오현택도 확실한 선발 카드로 보기엔 무리가 따랐다. 설상가상으로 마무리 이용찬은 금지약물을 복용,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송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올스타 휴식기에 다시 한 번 로테이션을 짤 것이다"며 "마운드 정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새 외국인 투수가 오면 새롭게 정비해서 승수를 쌓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팀 평균자책점 5.85로 리그에서 3번째로 좋지 않은 두산에겐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다. 니퍼트는 전날 투수조를 직접 불러모아 "요즘 상황이 어렵지만 지고 있더라도 마운드에서 고개 숙이지 말고 당당하자. 동료를 믿자"며 기운을 불어넣었단다.
두산은 팀이 4-3으로 역전에 성공한 6회초 최근 마무리로 나서던 정재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어떻게든 한 점을 지켜내겠다는 계산이었다. 정재훈이 6회를 실점 없이 막아내자 두산은 7회부터 니퍼트를 마운드에 올렸다. 최근 침체에 빠진 두산의 승리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니퍼트는 7회초 선두타자 이용규에 유격수 옆을 빠져나가는 안타를 맞았다. 빠른 주자 이용규의 출루는 분명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정근우를 삼진, 김경언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렸고, 최진행 타석 때 포수 최재훈의 정확한 송구로 정근우의 도루를 막았다. 이닝 종료.
팀 타선도 니퍼트의 호투에 화답했다. 4-3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7회말 2사 2, 3루 상황에서 민병헌의 중전 적시타로 6-3으로 달아났다. 숨쉴 틈이 생겼다. 그러자 니퍼트는 8회 최진행-펠릭스 피에-고동진으로 이어지는 한화 타선을 삼자범퇴로 봉쇄하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8회까지 투구수도 21개로 적절했다.
9회에도 흔들리지 않은 니퍼트. 선두타자 이학준을 2루수 땅볼, 조인성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이현승에 마운드를 넘겼다. 후속타자 정현석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두산은 6-3 승리를 챙겼다. 니퍼트는 홀드를 챙겼다. 불펜피칭을 대신해 아웃카운트 8개를 잡아준 니퍼트의 투혼, 두산의 반격에 어떤 작용을 할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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