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퇴출이다.
두산 외국인투수 크리스 볼스테드가 12일 KBO에 웨이버 공시됐다. 볼스테드는 18일까지 데려가는 국내 구단이 없다면 완전히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다. 사실상 국내에선 퇴출 절차를 밟았다고 보면 된다. 17경기서 5승7패 평균자책점 6.21. 기존 외국인투수를 포기하고 볼스테드를 데려갈 팀은 없는 듯하다.
예고된 퇴출이었다. 두산은 이미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에 착수한 상태. 국내야구 소식을 전하는 MY KBO 댄 커츠는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두산이 유네스키 마야와 계약하려고 한다. 애틀란타와 바이아웃 조건을 협상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MY KBO는 12일 다시 한번 “그윈넷 브레이브스가 유네스키 마야가 두산에 팔렸다는 소식을 구단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라고 했다. 실제 그윈넷 브레이브스 트위터에도 같은 내용이 적혀있다. 정황상 두산의 마야 계약은 막판 조율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 실패한 볼스테드
두산은 5월부터 선발진이 무너졌다. 당연히 중심이 되는 투수들의 몫이 커진 상황. 두산에선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그런 역할을 맡았다. 볼스테드 역시 외국인투수라면 의존도가 높아져야 하는 게 자연스럽다. 그러나 볼스테드는 시즌 초반부터 한국에 옳게 적응하지 못했다. 4강권서 밀려난 두산으로선 볼스테드를 내보내면서 승부수를 걸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볼스테드에게 충분히 기회를 줬다. 오히려 퇴출이 늦은 감이 있었다.
4월 5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5.88, 5월 5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5.08, 6월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7.59, 7월 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7.15. 시즌 초반부터 벤치의 신뢰를 잃었다. 퀄리티스타트가 단 4회에 불과했다. 힘겨운 두산 마운드를 지탱해주지 못했다는 의미. WHIP는 1.76이었고 피안타율도 0.330이었다.
특히 볼카운트 2S 이후 좋지 않았다. 볼카운트 1B2S서 피안타율이 0.325, 풀카운트서는 무려 0.410. 송일수 감독은 “결정구가 없었다”라고 했다. 싱커와 투심 등 홈 플레이트 부근에서 변화가 심한 공을 던진 볼스테드. 1~2번째 스트라이크를 그 계열로 잡아내면 마지막 스트라이크 1개는 다른 방식으로 잡아낼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정확한 제구가 동반된 빠른 공은 좋은 무기다. 그러나 볼스테드에겐 무기가 많지 않았다. 정교한 국내 타자들은 비슷한 코스, 비슷한 구종에 연거푸 당하지 않는다.
▲ 새 외국인투수의 기본요건
두산에 어떤 새 외국인투수가 필요할까. 일단 볼스테드와 정반대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많은 이닝을 안정적으로 끌어줘야 한다. 확실한 승부구로 타자를 제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니퍼트에게 쏠린 선발진의 부하를 분산시켜줘야 한다. 유희관과 노경은의 부진도 심각한 수준이다. 토종선발들을 어떻게든 안고 갈수 밖에 없는 두산으로선 새 외국인투수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니퍼트처럼 강인한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 니퍼트는 12일 구원으로 2⅔이닝을 던지면서 데뷔 첫 홀드를 따냈다. 물론 니퍼트처럼 불펜 아르바이트를 강요하는 게 아니다. 그만큼 두산을 위해 열정을 불태울 준비가 돼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기본적으로 꼼꼼하게 체크하겠지만, 한국야구에 어떻게 적응하고,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는 입단 후 다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송 감독은 “외국인투수는 느린 커브로 완급조절을 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라고 했다. 새 외국인투수가 퀵-슬로우 완급조절에 능숙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실제 국내타자들은 코스별로 툭툭 갖다 맞히는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커터, 싱커와 같은 변종직구에 대한 적응력도 상당히 좋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투수의 섬세한 완급조절에 타격 타이밍을 잃는 경우가 많다. 4강 재진입을 노리는 두산으로선 새 외국인투수의 맹활약이 절실하다.
[볼스테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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