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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의 전반기는 처참했다.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투타 모두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전반기 3경기가 남은 현재 시즌 전적 35승 45패 1무(승률 0.438)로 퍼시픽리그 5위다. 독보적인 지구 최하위를 달리던 세이부 라이온즈(35승 44패)에도 4위 자리를 내줬다. 클라이막스 시리즈 진출 마지노선인 3위 니혼햄 파이터스(41승 39패 1무)에는 6경기 차 뒤져 있다. 이토 쓰토무 감독도 좌불안석이다.
지바 롯데의 올 시즌 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먼저 마운드부터 살펴보자. 나루세 요시히사와 와쿠이 히데아키, 후지오카 다카히로, 이시카와 아유무, 후루야 다쿠야 등이 버틴 선발진, 그리고 마스다 나오야와 마쓰나가 다카히로, 카를로스 로사, 니시노 유지로 이어지는 승리조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팀 평균자책점은 4.43으로 리그 최하위다. 퍼시픽리그 4점대 팀 평균자책점은 지바 롯데가 유일하다. 이시카와, 나루세, 후지오카, 후루야까지 4명 나란히 5승씩 올렸는데, 승수가 문제가 아니다. 이들 중 3점대 평균자책점은 이시카와와 후지오카뿐이다. 에이스 나루세는 어깨 부상에 발목 잡혀 2차례나 2군에 내려갔고, 와쿠이는 전날(13일)까지 15경기에서 3승 8패 평균자책점 4.52의 성적을 남긴 뒤 무기한 2군행을 지시받았다.
계투진도 사정이 나쁜 건 마찬가지다. 마무리 니시노가 35경기 1패 5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00으로 활약 중이지만 중반 이후 확 무너지는 현재 팀 사정 상 등판 기회가 많지 않다. 마쓰나카(29경기 3승 3패 7홀드 평균자책점 3.16)이 선전하고 있지만 로사(32경기 1승 4패 14홀드 3.99), 마스다(28경기 5승 1패 11홀드 4.97)는 기대치를 밑돈다. 오오타니 토모히사(19경기 2패 7홀드 2.73)의 분전이 그나마 힘이 됐다.
그렇다고 공격력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팀 타율은 2할 5푼 2리로 리그 4위, 이 부문 최하위(6위) 니혼햄(0.245)과 불과 7리 차이다. 3할 타자는 규정타석을 채우지도 못한 가나자와 다케시(29경기 0.362), 가토 쇼헤이(0.318) 둘뿐이다. 최근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가토의 활약에 위안삼고 있다.
믿었던 이구치 다다히토(0.257), 이마에 도시아키(0.268), 가쿠나카 가츠야(0.272)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야심차게 영입한 LA 다저스 출신 내야수 루이스 크루스도 67경기 타율 2할 4푼 2리 9홈런 31타점으로 부진하다. 크루즈와 이구치(8개)가 팀 내 홈런 1, 2위라는 점이 지바 롯데의 현실을 대변한다. 3번째로 많은 홈런을 친 타자는 이마에와 크레이그 브라젤, 오무라 사부로(이상 4개)다. 이토 감독이 "4번 타자가 없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설상가상으로 리드오프 오기노 다카시는 지난달 말 홈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 어깨 골절로 수술대에 올랐고, 개막전 4번타자로 나섰던 '루키' 이노우에 세이야는 19경기 타율 2할 4리 1홈런 15타점의 성적만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주전 포수 사토자키 도모야도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뒤 감감 무소식. 2루수 네모토 ??이치(0.214)은 타격감은 올라올 줄 모른다. 또 다른 1번타자 후보인 기요타 이쿠히로(0.143)는 1, 2군을 오가고 있다.
사토자키의 부상으로 안방 구축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시즌 초반 포수로 나서던 가나자와는 최근 1루수 겸업에 나섰고, 최근에는 요시다 유타와 에무라 나오야가 번갈아가며 마스크를 쓴다. 안방이 불안하니 중심이 잡힐 리 없다. 팀 실책도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41개다.
지바 롯데는 지난해 클라이막스 시리즈에서 세이부를 꺾고 파이널 스테이지까지 올랐다. 지난 2010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리그 3위로 클라이막스에 올라 일본시리즈까지 제패하는 파란을 일으켰던 팀이다. 그런데 올 시즌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7월 11경기에서도 3승 8패로 무너지며 리그 최하위 라쿠텐(33승 47패)에도 2경기 차 쫓기는 신세가 됐다.
지바 롯데는 14일부터 16일까지 홈구장인 지바 QVC마린필드서 리그 선두 소프트뱅크 호크스(47승 3무 31패)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결과에 따라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칠 수도 있다. 첫날인 14일 선발로 이시카와가 출격하는데, 상대 선발도 지바 롯데전 평균자책점 0.56으로 강한 제이슨 스탠드릿지다. 지바 롯데가 흐트러진 분위기를 수습하며 전반기를 마칠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지난 5월 10일 QVC마린필드서 열린 지바 롯데-라쿠텐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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