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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국민체육진흥공단 펜싱팀을 이끈 서범석 감독은 지난 12일 오후 5시 56분 경기도 하남시 덕풍동 선수단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 감독의 사망은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일부 펜싱인들은 14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스포츠 4대악 합동수사본부가 위치한 서울 풍납동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펜싱인들의 호소문'을 발표하고 서 감독의 결백을 주장했다.
펜싱 국가대표 출신이자 2000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영호를 비롯해 강동옥 전 전북펜싱협회 전무이사, 이정복 호원대 펜싱팀 감독이 일부 펜싱인들의 대표로 기자회견에 나섰고 20여명에 이르는 펜싱 선후배들이 집회를 열었다.
경기지방검찰청은 지난 해 10월에 접수된 민원을 토대로 지난 4월 서 감독의 업무상횡령 혐의에 대해 내사를 실시했으나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바 있다.
펜싱인들은 경기지방경찰청에서 발신한 사건처리결과통지를 근거로 "경기지방경찰청에서 혐의없음으로 내사 종결됐음에도 이후 문체부에서 '4대악 센터에 민원이 접수됐다'며 서 감독에 대한 조사를 계속적으로 요구했다"라면서 "무혐의에도 합동수사본부에 의한 내사가 시작되자 지난 2년 여간 지속된 심적 고통과 40여년 간 지켜온 펜싱인으로서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본인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한의 결정에 이르게 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합동수사본부는 지난 3월 중순, 서 감독에 대한 제보를 접수하고 7월 초부터 내사에 나섰다. 서 감독이 소속된 국민체육진흥공단 펜싱팀은 지난 2004년부터 전라북도 대표로 전국체전에 출전하면서 7년간 2억여원 남짓의 훈련비, 지원비 등을 받았다. 합동수사본부는 이에 대한 횡령 의혹을 제보를 통해 접수했고 경기지방경찰청과는 별도로 내사를 진행했다.
우상일 문체부 체육국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또 다른 제보가 들어왔기에 내사를 진행한 것"이라면서 "지난 9일, 서 감독이 합동수사반에 와서 내사를 받았다. 먼저 본인에게 해명의 기회를 줬다. 10일과 11일에는 해명에 대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전북체육회를 찾아 확인을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12일 오후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 국장은 "훈련비, 지원비 등 매년 지원이 되는 과정에서 석연찮은 일이 있어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중이었다. 아직 혐의가 다 밝혀지지도 않았다"라면서 향후 수사에 관해서는 "본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앞으로의 수사에는 숙고를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일부 펜싱인들은 대한펜싱협회와 관련된 파벌 싸움을 거론하면서 김종 문체부 제2차관과 파벌 싸움을 주도하는 모 인사들과의 관계를 거론하며 서 감독을 향한 '타겟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우 국장은 "아직 확인을 하기 어렵다. (김 차관은) 지방에 출장을 간 상태"라면서 "특정 종목에 편견을 갖고 조사, 내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 감독이 내사 중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기에 아직까지 정확한 '사실'은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고인은 잠들었고 지금으로선 그 어떤 사실도 밝히기 어렵다.
[펜싱 동료와 선,후배들이 14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 문화체육부 스포츠 4대악 합동수사반 사무실 앞에서 故 서범석 감독 관련 집회를 열고 있다. 앞 쪽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김영호 전 국가대표 선수, 강동옥 전 전북펜싱협회 전무이사, 이정복 호원대 감독(왼쪽부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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