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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전반기는 '추락' 두 글자로 정리된다. 실질적인 데뷔 후 전반기 최저 타율이다. 2006년 11타수 1안타(타율 0.091), 2007년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바 있으나 표본이 작아도 너무 작다. 올해처럼 부진했던 적이 없다.
추신수는 올 시즌 90경기 타율 2할 4푼 2리(322타수 78안타) 9홈런 33타점, 출루율 3할 6푼 2리로 전반기를 마쳤다. 전반기 최종전인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는 아예 선발 제외됐고, 7회말 대타로 출전했으나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경기를 마쳤다. 4경기 14타수 1안타 7삼진. 최악의 부진으로 전반기를 마친 추신수다.
시즌 초반만 해도 이렇게 부진할 거라곤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5월 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이 끝나고 타율 3할 7푼, 출루율 5할을 찍을 때만 해도 FA 성공사례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5월까지 51경기 성적은 타율 2할 8푼 9리 6홈런 18타점, 출루율 4할 1푼 2리로 훌륭했다. 시즌 개막전서 "추신수는 분명 잘해낼 것이다. 건강한 추신수라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믿음을 드러낸 존 다니엘스 단장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그런데 아뿔싸. 6월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추락을 거듭했다. 추신수는 6월 26경기에서 타율 1할 7푼 9리(95타수 17안타) 1홈런 11타점으로 부진했다. 지난 11일 마이애미전이 끝나고는 월간 타율이 3푼 7리(27타수 1안타)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그렇게 잘 골라내던 볼넷마저 실종됐고, 월간 출루율은 2할 7푼 8리를 찍었다.
7월 초반은 괜찮았다. 1번타자로 복귀한 뒤 연이틀 홈런을 뽑아내는 등 4경기에서 12타수 4안타를 터트렸다. 언제나처럼 7월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7월 13경기에서 타율 1할 9푼 1리, 출루율 3할 2푼 8리에 그쳤다.
역대 최악의 전반기 성적표다. 2008년 타율 2할 4푼 3리를 기록한 이후 2009년(전반기 타율 0.292), 2010년(0.282)에는 괜찮은 전반기를 보냈다. 2011년 타율 2할 4푼 4리로 주춤했으나 2012년(0.299)과 지난해(0.287)는 잘했다. 6월 부진을 7월에 만회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특히 지난해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에서 뛴 지난해 전반기 92경기에서 타율 2할 8푼 7리 13홈런 31타점, 출루율 4할 2푼 5리를 찍었다. 내셔널리그(NL) 이적 첫해에도 리드오프로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고, 텍사스는 그에게 7년간 1억 3천만 달러라는 거액을 안겨줬다.
그런데 지난해와 올해 전반기를 비교해보면 타율(0.242) 4푼 5리, 출루율(0.362) 6푼 3리가 떨어졌다. 83/67이던 삼진/볼넷 비율은 87/51로 나빠졌다. 6월 이후에는 삼진(41개)이 볼넷(20개)의 2배가 넘는다.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추신수는 우리 팀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다. 번트를 대는 것보다 자신 있게 스윙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타격감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 투표에서도 AL 외야수 부문 15위에 그쳤다.
추신수는 지난 2년간 한 달 부진하면 다음 달에 반등하는 패턴을 보여주곤 했다. 2012년에는 8월 타율 2할 4푼 3리로 부진했으나 9월 들어 3할 9리로 살아났고, 지난해에도 7월 3할 3푼 3리의 맹타로 극도의 6월 부진(0.224)을 만회했다. 그런데 올해는 아니다. 6월 이후 39경기 타율이 1할 8푼 3리(142타수 26안타)다. 전반기 최악의 부진이 유독 도드라져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FA 계약 첫해부터 큰 난관에 봉착했다. 추신수가 올스타 휴식기를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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