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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로 돌아온 뮤지컬배우 조정석의 귀환이 반갑다.
뮤지컬배우들의 스크린 및 브라운관 활약이 활발해진 가운데 그 선봉에는 조정석이 있다. 조정석은 지난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해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하며 인기를 모았다.
그는 '남자넌센스 A-Men!', '그리스', ' 벽을 뚫는 남자', '찰리브라운', '바람의 나라', '헤드윅', '올슉업', '내 마음의 풍금', '스프링 어웨이크닝', '트루웨스트' 등에 출연하며 남다른 연기력과 가창력은 물론 특유의 끼를 발산하며 뮤지컬계 스타로 떠올랐다.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브라운관 및 스크린을 통해 얼굴을 알린 것은 지난 2011년. 뮤지컬 '헤드윅'을 마지막으로 무대를 잠시 떠난 그는 드라마 '왓츠업'으로 브라운관 문을 두드렸고, 영화 '건축학개론' 속 납뜩이 역을 통해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어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서 은시경 역을 연기하며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려 이후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렇게 조정석은 공연계 뿐만 아니라 브라운관 및 스크린에서의 입지를 차근차근 다져갔다. '반짝 스타'가 아닌 진정한 '대세', 공연 뿐만 아니라 어느 매체를 통해서든 믿고 볼 수 있는 진짜 배우가 된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3년. 자신의 고향인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그 이상의 수확을 얻게 됐다.
그런 그가 3년간 떠났던 무대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열광했다. 기존의 공연 팬들은 무대 위 그를 다시 볼 수 있음에 환호했고, 공연 외의 활동을 통해 조정석을 알게 된 이들은 조정석이 왜 공연계 스타가 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에 설???
이는 조정석 역시 마찬가지. 조정석은 "다시 와서 공연한다는 것이 축복에 가까운 행복한 일이다. 첫 공연날 너무 행복했고 설레고 기대했던 마음 그대로 공연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3년만에 무대로 돌아온 조정석이 택한 작품은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는 1960년대 영국 공업도시 리버풀을 배경으로 어렸을때 헤어진 두 쌍둥이가 우연치 않게 만나 우정을 싹틔워 가며 벌어지는 비극적인 운명의 이야기를 강렬한 노래로 담아내는 작품이다.
1983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24년간 10,000회 이상의 공연을 했고, 1983년 웨스트엔드 올리비에상 최우수 뉴 뮤지컬상, 여우주연상, 1988년 웨스트엔드 올리비에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명작이다. 한국 배우들 또한 누구나 탐내는 작품 중 하나다.
좋은 작품에 좋은 배우가 출연하니 호평은 당연하다. 조정석 뿐만 아니라 송창의, 오종혁, 장승조가 극중 배역에 푹 빠져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또 진아라, 구원영, 문종원, 김기, 배준성과 같은 굵직한 배우들과 최유하, 심재현 등 젊은 배우들의 통통 튀는 연기 역시 '블러드 브라더스'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무대 위 조정석의 모습은 명불허전이다. 비극적인 운명의 쌍둥이 형제 중 자유분방하고 순수한 미키 역을 맡은 그는 7살부터 성인까지 20여 년의 세월을 연기하며 폭 넓은 인물 소화력을 자랑한다. 특수분장 없이 오직 연기력으로 그 나이대의 인물을 표현하기에 그의 연기력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
무대 위 7살 미키가 된 조정석은 등장부터 남다르다. 귀여우면서도 어딘가 어설픈, 어린 아이들의 몸짓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물론 대사 하나 하나가 30대 조정석을 잊게 한다. 10대의 미키는 누구보다 자유롭고 거침 없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한없이 수줍어 하는 모습이 사춘기 청소년의 귀여움을 전한다.
그렇게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다음 20대의 미키로 분한 조정석의 연기는 그야말로 몰아치기 시작하다. 쌍둥이지만 이를 모른 채 친구로 지낸 에디와의 관계가 변하는 것도 이 때다. 세상에 치이고 온전한 자신이 아닌 세상에 놓여진 자신을 보기 시작할 때부터 그의 감정은 요동치고 비극은 시작된다. 에디 역 오종혁, 장승조와의 호흡도 극이 진행될수록 더욱 깊어지기 시작한다.
조정석을 비롯 송창의, 오종혁, 장승조는 7살부터 20대의 모습을 물 흐르듯 표현한다. 비극을 향해 달려가기에 끝까지 웃을 수만은 없지만 적절한 완급 조절로 관객들을 쥐었다 폈다 한다. 여기에 극 초반 가벼운 터치조차도 극 후반 인물들의 엇갈린 운명을 더욱 부각시키고 각 인물들의 행동에 타당성을 부여하니 비극으로 향하는 과정이 관객들을 울린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는 좋은 이야기와 메시지, 좋은 배우들의 합이 돋보이는 작품 중 하나다. 특히 3년만에 무대로 돌아온 조정석의 에너지가 좋은 작품과 좋은 동료배우들을 만나면서 한층 배가 돼 관객들에게 돌아오니 그 귀환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한편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는 오는 9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 조정석, 공연 이미지. 사진 = 창작컴퍼니다 제공]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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