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문태종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본래 문태종은 남자농구대표팀 유재학 감독의 구상에 들어있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농구협회의 무능한 행정 탓에 오리지널 귀화선수를 선발하지 못했다. 유 감독은 울며 겨자먹기로 문태종을 호출했다. 문태종은 열정적이다. 탁월한 슈팅센스를 지녔지만, 무리한 슛 셀렉션은 없다. 튀려고 하지도 않는다. 때문에 유 감독이 추구하는 조직력 농구에 들어맞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문태종은 올해 만 39세 노장이다. 출전시간 조절이 필요하다. 탁월한 슈팅감각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승부처에서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한다. 그런데 스피드와 순발력이 떨어지는 문태종이 뛰면 나머지 4명의 수비 부담이 커진다. 때문에 승부처에서 문태종을 활용한 부분 전술을 이행하면서도 대표팀이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무한 스위치 디펜스에 고도의 집중력을 쏟아야 한다. 당연히 모든 선수의 활동량이 많아진다.
▲ 문태종 효과 극대화의 조건들
문태종의 운동능력이나 순발력을 끌어올리는 건 불가능하다. 문태종은 공격에서 동료의 스크린을 타고 결정적 한 방을 작렬하면 된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건 기본이다. 또한, 문태종으로선 특유의 무리하지 않은 슛 셀렉션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공격루트를 창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문태종의 외곽포를 의식한 상대에 대비해 문태종의 돌파에 이은 패스 아웃과 조성민의 외곽포는 훌륭한 득점루트가 될 수 있다.
노장 문태종에게 완벽한 수비를 강요할 순 없다. 그래서 유 감독은 문태종의 출전시간을 조절한다. 그러나 17일 뉴질랜드전과 같이 경기막판 박빙승부서는 문태종을 쉼 없이 투입할 수밖에 없다. 결국 나머지 4명의 희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5명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스위치 디펜스를 수행해야 한다. 막대한 체력 부담이 있다. 문태종에게 완벽한 외곽슛 찬스를 만들기 위해서도 많은 움직임이 필요한데,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문태종 효과를 위해선 어쩔 수 없다.
때문에 단순히 체력과 집중력이 아닌, 효율적이고 영리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최적의 멤버 조합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이 작업은 진천에서 열렸던 일본, 브리검영대학과의 연습경기에 이어 이번 뉴질랜드 원정 평가전서도 진행되고 있다. 이날 대표팀은 문태종의 효과의 순기능을 발휘했다. 유 감독이 문태종과 함께 뛰면서 조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멤버 조합에 대한 감을 잡았다면, 승리보다 더 큰 수확이다. 예를 들어 골밑에서 수비를 분산시키고 영리한 플레이를 하는 김주성은 문태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카드다.
▲ 극복해야 할 부작용들
승부처에서 문태종 활용도를 높일 때 완벽한 조직력을 뽐낸다고 해도 부작용이 없을 순 없다. 어떤 팀도 40분 내내 100% 집중할 순 없다. 17일 뉴질랜드전서도 그 부작용이 나타났다. 경기 종반 접전서 문태종의 고감도 외곽포와 높은 수준의 공수 조직력, 집중력을 뽐냈으나 3점 앞선 경기종료 20초전 마지막 수비서 연이어 공격리바운드 3개를 내줬다. 커크 페니의 외곽포가 3점 라인을 밟고 던진 것으로 인정되며 승리했지만, 매우 아찔한 순간이었다. 순간적으로 공을 향한 집중력이 떨어졌다.
결국 문태종의 외곽포를 만들기 위한 부지런한 움직임, 문태종 몫의 수비를 분담하는 다른 선수들의 많은 활동량이 경기막판 체력 저하와 집중력 난조로 이어졌다고 봐야 한다. 불혹을 앞둔 문태종이 공격만큼 수비도 왕성하게 해내길 바랄 수는 없다. 외곽 스크리너들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테크닉이 떨어지는 빅맨들이 손 쉽게 공을 밖으로 빼주길 바랄 수도 없다. 결국 이런 현상 자체가 한국농구의 태생적 한계다.
부작용은 또 있다. 국제대회는 스케줄이 빡빡하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결선 토너먼트서는 한 경기서 지면 탈락하는 살얼음판이 이어진다. 문태종 옵션은 승리 확률은 높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체력 부담은 크다. 다음 경기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 매 경기 효과적으로 활용하긴 힘든 측면이 있다. 그런데 준결승, 결승 등 아시안게임 막판엔 금메달을 위해 문태종 활용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딜레마가 있다. 결국 문태종 효과가 불러일으키는 부작용을 집중력과 최적의 멤버 조합으로 최대한 극복해야 한다. 한편으로 문태종 옵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또 다른 강력한 공수옵션을 마련해야 한다. 변형 1-3-1 지역방어와 속공을 집중적으로 다듬어야 하는 이유다.
[문태종.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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