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윤욱재 기자] 누구에게나 꿈은 있다. 누군가의 꿈을 이룬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2014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는 한국 야구 역사를 빛낸 '레전드'의 꿈, 그리고 한 야구 소년의 꿈도 모두 현실이 됐다.
1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 이날 경기 전에는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등장했다. 2012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기에 뒤늦은 은퇴식이었다.
박찬호는 공주고 선배 김경문 NC 감독에게 시구를 했다. 바깥쪽 스트라이크를 던져 현역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후배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은 박찬호는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박찬호는 은퇴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사실 오늘은 오래 전부터 상상했던, 꿈꿔온 순간이다"라고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내가 미국에 있을 때였다. 그때 비디오로 루 게릭의 은퇴식 장면을 봤다. 언젠가 나도 한국으로 돌아가면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었다"
아시아 최다인 124승을 거둔 메이저리거에겐 마지막 무대를 한국에서 장식하고 이날과 같은 은퇴식을 치르는 꿈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이 됐다.
박찬호 은퇴식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한 야구 소년이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박주상 군은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초청을 받아 그라운드에 입성했다. 박 군에겐 세 가지 소원이 있었다. '퇴원하고 싶다',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 '박병호 선수를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박 군은 꿈에 그리던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그토록 만나고 싶던 박병호의 손을 잡고서. 박병호가 던진 공에 배트를 맞춘 박 군은 박병호와 함께 1루까지 뛰어갔다.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2014 올스타전은 올스타 선수들의 열기 넘치는 플레이 속에서도 감동과 훈훈함을 안긴 '종합선물세트'와 같았다.
[박찬호가 18일 오후 서울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 이스턴-웨스턴 경기전 시구를 한 후 후배 선수들에게 둘러쌓여 은퇴 헹가래를 받았다. (첫 번째 사진) 박주상군(9)이 박병호의 손을 잡고 그라운드에 나와 배트를 휘두르고 1루까지 달려 간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꿈과 희망을 선물 받았다.(두 번째 사진) 사진 = 광주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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