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억 3000만 달러(1340억원) 선수의 굴욕이다.
'추추트레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 대타로 나섰지만 타격도 못하고 물러났다.
추신수는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몸 상태 때문이었다. 텍사스가 경기를 치르는 로저스센터는 인조잔디 구장이다.
천연잔디 구장에 비해 선수들이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발목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추신수이기에 텍사스 코칭스태프가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가 밝힌 선발 라인업 제외 이유도 이것이었다.
여기에 추신수는 최근 워낙 부진한 타격을 보였다. 최근 21타수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타율도 .236까지 떨어졌다.
텍사스는 5-6으로 뒤지던 8회말 수비에서 3실점하며 5-9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추신수는 결장하는 듯 했다.
하지만 텍사스는 그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9회초 2아웃 이후 크리스 지메네스의 적시타에 이어 제이크 스몰린스키의 안타가 나왔고 분위기가 반전됐다.
6-9에 2사 1, 2루가 되자 텍사스는 지오바니 소토를 대신해 추신수를 대타로 투입했다. 토론토 벤치도 맞불을 놨다. 마무리 케이시 잰슨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좌완 애런 룹을 투입한 것.
이 과정에서 추신수의 이날 선발 라인업 '진짜 이유'가 나타났다. 텍사스 벤치가 추신수를 빼고 우타자인 J.P. 아렌시비아를 투입한 것.
그나마 추신수가 올시즌 우완투수(.231) 상대에 비해 높은 타율(.248)을 기록 중인 좌완투수와의 만남이었지만 텍사스 벤치는 상대가 좌완을 내보내자 미련없이 우타자로 교체했다.
대타로 나서 타석에도 들어서지 못하고 경기에서 빠지는 '굴욕'을 맛본 것이다. 정상적인 컨디션의 추신수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경기 출장수는 늘어났지만 타석에도 들어서지 못했으며 대수비, 대주자도 아니었다. 시즌 전 1억 3000만 달러에 대박 계약을 맺은 추신수지만 이날 그의 상황은 마이너리그에서 갓 올라온 선수들과 다르지 않았다.
제 아무리 좌완이 투입됐다 하더라도 대타로 다시 교체된 것은 추신수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연일 악몽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추신수가 이날의 굴욕을 실력으로 되갚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추신수.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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