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두 지형도 변화 여부. 후반기 이슈 중 하나다.
22일 현재 선두 삼성과 2위 넥센은 3.5경기 차. 2위 넥센과 3위 NC는 0.5경기 차. 4위 롯데는 NC에 6경기 떨어졌다. 롯데와 선두 삼성은 무려 10경기 차. 선두 삼성을 비롯해 넥센과 NC가 선두권을 형성한 채 전반기를 마쳤다. 그렇다면 후반기에 삼성이 넥센 혹은 NC에 선두를 내줄 가능성, 달리 말해 넥센 혹은 NC가 삼성을 추월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세 팀의 전반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삼성은 류중일 감독 부임 후 역대 최고 전반기를 보냈다. 49승2무27패, 승률 0.645는 2011년(0.582), 2012년(0.592), 2013년(0.606)에 비해 높았다. 2위 넥센에 3.5경기 앞섰는데, 2012년 당시 2위 롯데와 4경기 차와 비슷한 격차. 삼성이 전반기 막판 4연패를 당한 걸 감안하면 삼성이 전반기에 얼마나 탄탄대로였는지 알 수 있다.
넥센과 NC도 성공적 전반기를 보냈다. 넥센이 전반기에 기록한 승률 0.593(48승33패1무)은 창단 후 전반기 최고 승률.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지난해 전반기 0.562보다 높았다. NC는 두말할 것도 없다. 1군 첫 진입한 지난해 전반기 승률은 0.384(28승45패3무)로 한화와 최하위 싸움에 허덕였다. 하지만, 올 시즌 전반기 승률은 무려 0.590. 장족의 발전이다.
▲ 전반기 막판 정반대 흐름
흐름이 미묘하게 엇갈린다. 삼성은 시즌 초반부터 잘 나갔다. 5월 이후 6연승, 11연승 등을 내달리며 선두독주체제로 들어섰다. 선발진의 힘, 타선의 꽉 짜인 조직력, 최강 수비력과 기동력의 조화, 톱니바퀴 돌아가듯 맞물린 부상선수 관리 등 팀 시스템이 완벽하게 돌아갔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투타밸런스에 미세하게 금이 갔다. 5월 중순부터 시작된 마무리 임창용의 부진이 균열의 시작. 전반기 막판 선발투수들이 흔들리면서 4연패 포함 1승6패 부진에 시달렸다.
넥센과 NC도 초반 출발은 좋았다. 그러나 5월 이후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넥센은 선발진 붕괴, NC는 경험부족과 투타 밸런스 엇박자로 승수쌓기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당시 두 팀은 무리한 레이스를 펼치지 않았다. 그러자 결국 7월 상승세로 돌아섰다. 넥센은 한창 주춤할 때 아껴둔 선발카드들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NC 역시 김경문 감독 특유의 무리하지 않는 레이스 운영으로 시즌 초반 페이스를 되찾았다. 넥센과 NC는 서로 치고 받으며 2위다툼에 돌입했고, 삼성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넥센과 NC에 5게임 내외로 넉넉하게 앞섰으나 최근 흐름이 엇박자를 타면서 독주체제가 허물어졌다.
▲ 삼성 재정비 결과는
삼성은 재정비에 나섰다. 전반기 막판 임창용이 1군서 빠졌다. 류중일 감독 특유의 무리하지 않는 선수단 운영. 류 감독은 임창용에게 휴식과 함께 생각할 시간을 줬다. 삼성의 후반기에는 임창용 행보가 굉장히 중요하다. 임창용은 후반기 1군서 출발한다. 전반기 막판 선발진 부진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임창용이 리드를 잘 매듭 짓는다면 잡을 경기를 잡는다는 의미. 삼성은 기본적으로 모든 3연전서 위닝시리즈를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삼성의 계산대로 후반기 순위싸움을 할 수 있다는 의미.
또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 최형우. 지난 13일 대구 SK전서 수비 도중 펜스에 왼쪽 늑골을 부딪혀 뼈에 미세하게 금이 갔다. 전반기 막판 LG와의 2연전서 결장했다. 결국 21일 1군 엔트리서 빠졌다. 삼성에 최형우는 대체불가전력. 최형우를 대신할 좌익수는 많지만, 최형우를 대신할 4번타자는 없다. 절대적이다. 두 가지 변수를 맞이한 상황에서 롯데, NC와의 후반기 첫 6연전은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 삼성이 버텨내지 못한다면 넥센, NC의 상승세와 맞물려 선두권이 완벽한 혼전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다만 삼성은 지난 3~4년간 숱한 위기를 극복해낸 맷집이 두둑하다. 넥센과 NC에 비해서도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는 부분. 삼성은 위기에 크게 흔들릴 팀은 아니다. 다만, 전반기 막판 투타 엇박자 흐름을 어떻게 반전하느냐가 관건이다.
▲ 넥센과 NC의 승부수는
염경엽 감독과 김경문 감독은 전반기 내내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선두 삼성을 넘어서기엔 힘이 부족하다는 냉정한 평가. 한편으로 오버페이스를 하다 팀 밸런스 자체가 완전히 무너질 경우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판단. 장기레이스를 치르는 사령탑 입장에선 당연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두 감독은 7월 상승세로 삼성에 추격을 했지만, 아직 삼성을 직접적으로 겨냥하진 않는다.
일단 서로를 떼어내야 한다. 표면적으로는 4강 안정권에 들어가기 위해 승수 쌓기에 나선다. 하지만, 결국 시즌 막판엔 서로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투타밸런스와 전력을 감안할 때 두 팀이 4강권 밖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넥센은 선발진이 안정화되면서 최강타선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불펜도 그럭저럭 잘 버텨낸다. NC는 최강 선발진과 뒷문, 베테랑을 중심으로 한 타선 밸런스가 좋다. 그렇다면 결국 넥센과 NC도 어느 순간엔 포커스를 2위, 혹은 그 이상으로 조정할 때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그 시기를 잘 타는 게 중요하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삼성과의 9월 맞대결서 위닝시리즈를 했다면 해볼 만 했다”라고 회상했다. 선두다툼을 의미했다. 하지만,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지 못하면서 3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올해도 마찬가지. 삼성도 언제든 투타밸런스가 떨어질 때가 찾아올 수 있다. 넥센과 NC로선 안전운전을 하다 그 작은 틈을 노리는 게 현실적이다. 3.5경기~4경기는 단기간 극복은 쉽지 않지만, 넘어서지 못할 격차도 아니다. 일단 후반기 초반이 중요하다. 전반기 막판 좋았던 흐름을 이어가는 게 관건. 그런 다음 상황에 따라 서로를 끌어내린 뒤 삼성을 겨냥할 수 있다. 넥센과 NC의 버티기 능력, 그리고 레이스 완급조절이 시험대에 오른다.
[삼성-넥센-NC 맞대결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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