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강산 기자] 외인 원투펀치에 최근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던 토종 선발투수까지 무너졌다. 후반기 첫 3경기에서 선발진이 무려 18점을 내줬다.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최대 강점으로 평가받던 선발진이 후반기 첫 3경기에서 무너진 것이다. 7월 들어 퀄리티스타트도 단 한 번뿐이다.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롯데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을 모두 내주며 4연패에 빠졌다. 이 기간에 선발로 나선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 홍성민의 부진은 무척 뼈아팠다.
지난 3경기에 등판한 선발진의 성적을 합산하면 13이닝 18피안타(5홈런) 8볼넷 7탈삼진 18실점(17자책). 평균자책점이 11.77(13이닝 17자책)에 달한다. 3연전 첫날(22일) 선발 등판한 유먼(5⅓이닝)만 5이닝을 넘겼을뿐 옥스프링은 3이닝, 홍성민은 4⅔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3경기에서 무려 37점을 뽑아낸 삼성 타선의 화력이 워낙 강하긴 했지만 선발진의 부진은 분명 아쉬웠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유먼과 옥스프링, 장원준, 송승준으로 이어지는 선발진 4명이 나란히 10승 이상을 따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롯데의 장점은 강력한 선발진"이라고 입을 모았다. 5선발 퍼즐만 확실히 맞추면 리그 최강 선발진 구축도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그런데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다. 애초 10승을 기대했던 4명 가운데 3점대 평균자책점은 단 한 명도 없다. 유먼(5.34, 9승)과 송승준(5.60, 4승)은 5점대, 옥스프링(4.37)과 장원준(4.39, 이상 7승)은 4점대다. 이들이 합작한 승수는 팀의 40승 가운데 27승으로 나쁘지 않으나 최근 들어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 게 문제다.
7월 들어 집단 부진에 빠졌다. 유먼(4경기 2패 평균자책점 9.14), 옥스프링(4경기 1승 2패 6.97), 장원준(3경기 1패 6.14), 송승준(3경기 1패 5.65) 모두 뭔가 부족했다. 7월 첫 2차례 선발 등판서 2승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한 홍성민이 분전하며 새 동력을 얻은 듯했으나 전날(24일) 삼성전서 홈런 3방을 맞고 무너졌다.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삼성과의 3연전서 유먼-옥스프링을 차례로 내보낸 이후 장원준이 아닌 홍성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장원준은 좌타자가 다수 배치된 LG전을 위해 아끼기로 했다. 원투펀치인 유먼과 옥스프링이 본래 모습을 되찾고, 홍성민이 좋았던 흐름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첫 2경기를 내주면서 3연전 마지막 날까지 영향을 끼쳤다. 최악의 결과였다. 특히 23일 선발 옥스프링은 7-3의 리드조차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해 12-15 재역전패 빌미를 제공했다.
롯데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4.99로 리그 4위. 퀄리티스타트는 28회로 공동 4위다. 1위 NC 다이노스(42회)와 14개 차. 그런데 문제는 7월 1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가 단 한 번(13일 KIA전 옥스프링) 밖에 없다는 것이다. 롯데의 7월 현재 성적은 5승 11패. 선발진 불안은 팀의 내림세로 이어졌다. 5위 두산 베어스에 2경기 차 앞선 4위(40승 1무 41패)를 유지하고 있지만 안심할 상황은 절대 아니다.
롯데는 25일 잠실 LG전 선발로 장원준을 예고했다. LG는 25일 현재 7위에 머물러 있으나 롯데와의 승차가 3.5경기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 독보적인 최하위(9위)를 유지하던 LG의 최근 흐름은 상당히 무섭다. 자칫 시리즈 싹쓸이라도 당한다면 두 팀의 격차는 0.5경기까지 줄어든다. 롯데로선 절대 놓쳐선 안 되는 3연전이다.
다가올 LG, 두산과의 6연전은 롯데의 올 시즌을 좌우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여기서 밀리면 정말 쉽지 않다. 4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발진의 각성이 필수다. 롯데는 웨이버 공시 마지막날인 전날 "외국인 선수 유먼, 옥스프링, 루이스 히메네스 모두 끝까지 간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선발투수인 유먼과 옥스프링에겐 또 다른 동기부여가 생긴 셈. 다음 등판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선발진의 각성 없이 4강은 쉽지 않다.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 장원준, 송승준, 홍성민(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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