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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강산 기자] 3할 타율과 30홈런 100타점 동시 달성은 모든 타자의 꿈이다. 데뷔 후 5차례나 이 기록에 도달했던 '라이온 킹' 이승엽으로서도 한국 나이 39세에, 국내 무대 11년 만에 3할 30홈런 100타점을 동시 달성한다면 그 의미는 어마어마하다.
이승엽은 올 시즌 현재 81경기에서 타율 3할 6리(317타수 97안타) 22홈런 70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야말로 '회춘'이 따로 없다. 홈런은 팀 내 공동 1위이자 리그 공동 3위, 타점도 팀 내 1위이자 리그 3위다. 리그에서 70타점을 올린 선수는 이승엽을 비롯해 에릭 테임즈(NC, 78타점), 강정호(넥센, 73타점)까지 셋이 전부다.
산술적으로 이승엽의 올 시즌 3할-30홈런-100타점 가능성은 충분하다. 부상 없이 지금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타율 3할 5리(500.9타수 153안타) 34.76홈런 110.62타점으로 정규시즌을 마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승엽은 전날(24일) 경기 후 "타점왕을 노리는 건 욕심이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최근 흐름을 유지하다 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전날 활약은 백미였다. 사직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연타석 홈런 포함 5타수 5안타 7타점 화력쇼를 선보였다. 23일 마지막 타석 홈런에 이어 시즌 2번째, 개인 통산 4번째 3연타석 홈런을 기록했고, 5안타와 7타점 모두 자신의 최다 타이기록.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승엽의 최다 안타, 타점 타이기록과 3연타석 홈런을 축하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승엽이 5안타 7타점을 동시 기록한 건 1999년 5월 19일 대전 한화전 이후 처음이며, 일본 진출 직전 해인 2003년 6월 14일 사직 롯데전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이승엽이 국내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해이기도 하다. 일본 무대에서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타율 3할 2푼 3리(524타수 169안타) 41홈런 108타점을 올린 2006년이 유일한 3할-30홈런-100타점 시즌이다.
이승엽은 이틀 전(23일) 홈런 포함 3안타를 때리고도 "한창 좋은 때의 타격감은 아니다. 밸런스가 안 맞는 것 같아 타격감이 돌아오게끔 노력 중이다. 오늘 홈런이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겸손해했다.
그리고 이튿날 대폭발했다. "첫 타석 홈런으로 내 스윙을 찾았고, 커브를 노려친 3번째 타석 2루타가 가장 만족스러웠다"는 설명. 실제 이승엽이 3번째 타석서 만들어낸 중견수 방면 2루타 타구는 배트에 맞는 순간 쭉쭉 뻗어 나갈 정도로 질이 좋았다. 마치 무지개처럼 예쁜 포물선을 그렸다. "지금까지 배트를 너무 눕혀서 친 것 같아 조금 세우는 느낌으로 쳤다"는 비결도 전한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국내 복귀 첫해인 2012년 126경기에서 타율 3할 7리 21홈런 85타점으로 클래스를 입증했다. 지난해 111경기에서 타율 2할 5푼 3리 13홈런 69타점에 그쳐 '나이는 못 속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올해 눈부신 맹타로 우려를 기우로 바꿨다. 빅리그에서 활약했던 일본인 타자 이구치 다다히토(지바 롯데 마린스)가 한국 나이 39세이던 지난해 올린 135경기 타율 2할 9푼 7리 23홈런 83타점을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다.
이승엽은 좋은 기운을 안고 '약속의 땅' 포항으로 이동, 25일부터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에 임한다. 이승엽은 올해 포항에서 치른 6경기에서 23타수 9안타(타율 0.391)를 기록했는데, 9안타 중 6개가 홈런이었다. 그만큼 포항에서 강했다. 그럼에도 "올해 NC 투수들을 상대로 잘 못 쳤다(상대 전적 30타수 6안타)"고 말했다. 타격감 회복에 만족하면서도 신중한 자세로 다음 경기에 임하겠다는 베테랑의 책임감이 엿보였다. 이것이 '라이온 킹' 이승엽의 클래스다.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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