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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재밌다. 시종일관 웃음이 터지고 유쾌한 기운이 상영관을 가득 채운다.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액션 어드벤처'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130분이라는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롤러코스터와 같은 웃음을 제공한다.
올 여름 극장가에는 사극 열풍이 불었다. 가장 먼저 개봉해 괴물과도 같은 흥행을 써 내려가고 있는 '군도: 민란의 시대'를 시작으로,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소재로 한 '명량', 해적과 산적의 대결을 그린 '해적: 바다로 간 산적'까지 기대작들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단언컨대 이들 중 가장 큰 웃음을 주는 것은 '해적'이다. '군도'와 '명량', '해적'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서로 비교를 하기 힘든 작품이지만, 웃음은 '해적'이 지닌 가장 큰 강점이다.
'해적'은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을 받아 국새가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세력이 벌이는 바다 위 통쾌한 대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설정부터가 황당하다. 고래가 국새를 삼켰고, 이를 찾기 위해 해적과 산적이 나선다. 하지만 유쾌하다. 천성일 작가와 이석훈 감독의 만남으로, 이 황당무계한 이야기는 참신한 이야기로 재탄생됐다.
영화 '7급 공무원'을 비롯해 드라마 '추노' 등을 통해 오락물의 진수를 보여준 천성일 작가와 영화 '댄싱퀸'으로 탁월한 연출 감각을 인정받은 이석훈 감독이 합심해 만들어낸 '해적'은 '천성일·이석훈'의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간다.
배우들의 열연도 '해적'의 유쾌함을 더한다. 원조 첫사랑으로 러블리한 이미지를 가진 손예진은 카리스마 넘치는 해적단 두목 여월로 분했으며, 남성미 넘치는 캐릭터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남길은 허세 가득하고 허당기까지 갖춘 산적단 두목 장사정으로 분했다. 이 두 캐릭터가 만났을 때 서로에게 시너지를 주며 웃음은 배가된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곳곳에 배치된 조연 캐릭터들도 '웃음'에 최적화 돼 있다. 바다는 구경도 해 본적 없이 고래를 '생선'이라고 부르는 산적단과, 바다의 주인이라 자부하는 해적단의 대결은 배우들의 연기력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한다.
이름 석 자만으로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유해진을 비롯해, 산적단 막내 조달환, 스님 박철민, 해적단의 신정근, 상인 정성화, 오달수와 안내상 콤비 등은 영화 속 적재적소에 배치돼 크고 작은 웃음을 유발한다.
결국 '해적'은 '재밌다!' 한마디면 충분한 오락영화다. 조선 건국 초기 10년간 국새가 없었다는 역사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지만, 웃음을 거스를만한 굵직한 메시지는 없다. 이것이 바로 '해적'의 미덕이다. 러닝타임 130분. 12세이상관람가. 내달 6일 개봉 예정.
[영화 '해적' 포스터, 스틸컷.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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