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2002년 한일월드컵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4강 신화를 이끈 숨은 주역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제2의 히딩크’를 데려올 것으로 보인다.
이용수 위원장은 지난 달 31일 파주트레이닝센터(NFC)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감독 최종후보 3명이 모두 외국인이라고 밝혔다. 무작정 해외로 시선을 돌린 건 아니다. 기술위 자체적으로 8가지 조건을 내걸었고 총 47명(국내17명·해외30명)을 검토해 3명을 선정했다. 조건은 8가지였다. ①대륙별선수권대회 경험 ②월드컵예선 경험 ③월드컵 16강이상 경험 ④클럽팀 감독 경험 ⑤지도자 인성 및 교육프로그램 참가여부 ⑥연령대 ⑦영어 사용 ⑧최대한 빠른 계약진행 등이다.
핵심은 ‘경험’이다. 이는 전임 홍명보 감독의 실패를 밟지 않겠다는 기술위원회의 의지가 담긴 부분이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은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이뤘지만 A대표팀에 대한 경험은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월드컵에서의 참패로 이어졌다. 이에 기술위는 차기 감독을 선정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경험’이 풍부한 감독을 우선순위에 올려놓았다.
우선 협상자 3명이 모두 외국인 감독인 것도 그 때문이다. 경험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국내 감독보단 외국인 감독이 앞선다. 조건 중 “월드컵 16강 이상의 경험”을 가진 감독은 국내에 2010남아공월드컵을 이끈 허정무 전 부회장밖에 없다.
이용수 위원장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후보자 3명과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협상은 협회의 몫이다. 기술위는 제시를 할 뿐, 새 감독을 설득할 ‘돈’을 쥔 건 협회다.
원활한 협상을 위해 최종 후보 3명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추측은 가능하다. 1순위는 네덜란드 출신의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62)다. 2010남아공월드컵서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결승까지 이끈 명장이다. 페예노르트(네덜란드), 도르트문트(독일) 등 유럽 명문 구단을 이끈 경험도 있다. 그밖에도 기술위가 내건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몇 안 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기술위는 새 감독에게 장기적인 플랜을 수립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임기를 보장할 방침이다. 이용수 위원장은 “아시안컵과 월드컵 최종예선까진 지휘봉을 맡길 것이다. 본선까지 통과하면 장기적으로는 2018러시아월드컵까지 맡기는 옵션을 조건으로 내걸 계획”이라고 했다. ‘3년+1년’ 옵션이다.
이 역시 단기적인 계획으로 망친 홍명보호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용수 위원장은 2002한일월드컵 당시에도 ‘오대영’ 감독이란 거센 비난에도 히딩크 감독을 끝까지 신뢰했고, 결국 4강 신화를 썼다. 12년 만에 돌아온 이용수 위원장은 2002년의 길을 다시 걸을 생각이다. 과연, 이번에도 ‘제2의 히딩크’가 나타나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를 구할 수 있을까.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제2의 히딩크를 데려올 수 있을까.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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