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 김상수가 도루왕에 도전장을 던졌다.
김상수는 지난 1일 광주 KIA전서 시즌 38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박민우(NC)를 제치고 도루 부문 단독 선두에 올랐다. 김상수는 도루 커리어 하이(2010년-30도루)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김상수는 당시 경기 후 “도루왕 타이틀을 꼭 따내겠다”라고 밝혔다. 김상수의 도루왕 도전. 현 시점에선 장담할 수 없다.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김상수를 1개 차로 쫓는 박민우는 사실상 풀타임 첫 시즌. 쉽게 페이스가 처지지 않는다. 지난달 30일 창원 KIA전서 37번째 도루를 기록한 뒤 3경기 연속 도루가 없긴 하다. 하지만, 0.427의 좋은 출루율로 NC 공격첨병 역할을 한다. 34도루의 서건창(넥센) 역시 도루왕 경쟁자. 올 시즌 타율 0.358, 135안타 출루율 0.420으로 폭주하고 있다. 안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상당히 뛰어나다. 톱타자라서 도루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 결국 김상수 박민우 서건창 3파전. 그래도 김상수의 도루왕 도전이 특별한 이유가 있다.
▲ 삼성 구단 역대 최초 도루왕 도전
삼성은 전통적으로 느림보 군단 이미지가 강했다. 2010년과 2011년 팀 158도루로 리그 1위, 리그 2위를 차지하며 빠른 이미지를 덧씌웠다. 하지만, 프로야구 32년 역사상 단 한번도 도루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더구나 2012년엔 팀 125도루로 리그 4위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팀 95도루로 리그 8위에 그쳤다. 발 빠른 선수는 적지 않은 데 결과적으로 도루가 많지 않았다. 삼성은 올 시즌 주루, 투수 습관 연구 전문가 김평호 코치를 KIA서 재영입해 기동력을 강화했다.
주효했다. 삼성은 4일 현재 107도루로 리그 1위다. 많아진 도루가 팀 득점력 강화에 당연히 도움이 됐다. 그 중심에 김상수가 있다. 김상수는 올 시즌 삼성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도루왕에 도전한다. 그동안 도루왕에 도전했던 삼성 출신 대도는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시즌 1인자에 오르지는 못했다. 김상수가 도루왕에 오를 경우 삼성 야구 역사가 바뀐다. 느림보 군단이라는 수식어도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다.
▲ 9번타자 도루왕
올 시즌 김상수는 붙박이 9번타자. 9번타자가 도루왕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김상수는 올 시즌 88경기서 단 342타석에만 들어섰다. 경기당 3.9타석 등장. 그럼에도 43차례 도루를 시도해 단 5차례만 실패했다. 88.4% 성공률. 9번타자로서 상대적으로 타석에 적게 들어서면서 도루할 기회조차 많지 않다. 그럼에도 높은 성공률과 많은 개수로 도루왕에 도전한다.
반면 김상수와 경쟁하는 박민우와 서건창은 모두 1번타자. 박민우는 올 시즌 81경기서 337타석에 등장했다. 경기당 4.2타석 등장. 45차례 도루를 시도해 8차례 실패했다. 82.2% 성공률. 서건창도 올 시즌 90경기서 425타석에 들어섰다. 경기당 무려 4.7타석 등장. 44차례 도루를 시도해 10차례 실패했다. 성공률은 77.3%. 여러모로 김상수가 박민우와 서건창에 비해 도루 순도가 높다. 김상수가 도루왕에 오를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기회서 많은 도루,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 그만큼 의미가 크다.
▲ 팀만큼 강한 개인
삼성은 통합 4연패에 도전 중이다. 이미 프로야구 역사상 아무도 일궈내지 못한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성공했다. 이것만으로도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강한 팀 중 한 팀이라는 게 증명된다. 하지만, 1980~90년대, 2000년대 초반과는 달리 최근 몇년간 삼성은 개개인이 많이 빛나진 않았다. 개개인의 강한 힘보다는 선수들의 유기적인 팀 플레이와 조직력이 돋보였다. 그동안 개인타이틀을 비롯해 골든글러브, 올스타 팬투표 등에서도 압도적 강세를 보인 적이 많지 않았다. 물론 삼성은 전통적으로 기록에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강한 선수들이 많았다.
올 시즌은 또 다르다. 김상수가 도루왕에 오를 경우 개인타이틀 획득은 물론, 훗날 삼성도 이 시기 팀만큼 강력한 개인이 있었다는 걸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다. 김상수가 도루왕에 오를 경우 삼성은 2011년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관왕에 올랐던 최형우 이후 3년만에 야수 부문서 개인 타이틀 홀더를 배출한다. 아울러 삼성 선수들 개개인의 강력함이 한껏 부각되는 사례로 기록된다. 김상수의 도전이 의미있고, 또 관심이 높은 이유다.
[김상수 도루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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