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급기야 경기결과를 좌우했다.
6일 청주 한화-삼성전이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한화 정근우가 2-2 동점이던 연장 11회말 2사 1루서 삼성 권혁에게 끝내기 중월 투런포를 뽑아냈다. 9회 임창용이 시즌 8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해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삼성으로선 뼈 아픈 패배였다. 반면 한화로선 매우 짜릿한 승리. 그런데 이 경기 결과가 극적이었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후반기부터 도입된 심판 합의판정제도의 파급력이 대단하다는 게 입증됐다. 상황은 이랬다. 11회말 1사 1루서 이창열이 번트를 댔다. 타구는 투수 권혁 정면으로 향했다. 권혁이 재빨리 2루로 송구해 1루주자 조인성을 포스아웃 처리했다. 유격수 김상수가 공을 1루로 송구해 타자주자 이창열마저 잡아냈다. 병살타. 그러자 한화 김응용 감독이 심판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중계방송사 XTM이 제작한 리플레이 화면을 확인한 심판진은 판정을 뒤집었다. 김상수의 1루 송구 직전에 이창열이 1루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11회말은 재개됐고, 2사 1루 상황서 정근우의 끝내기 투런포가 터졌다. 한화가 합의판정을 통해 극적으로 승리했다.
▲ 한화, 합의판정 성공률 75%
후반기부터 도입된 합의판정은 6일까지 20차례 나왔다. 판정번복이 9차례 일어났다. 한화가 제대로 재미를 봤다. 합의판정 요청은 4회로 많지 않았지만, 3차례나 원하는 대로 판정번복을 일궈냈다. 7월 24일 대전 NC전서 나성범에게 우측 폴대를 맞는 홈런을 내줬으나 합의판정을 요청해 파울로 번복을 이끌어냈다. 7월 30일 목동 넥센전서는 정근우의 2루 도루가 아웃판정을 받았으나 합의판정을 요청해 세이프로 번복을 이끌어냈다. 사실 24일과 30일에는 합의판정으로 재미를 봤지만, 경기는 내줬다. 하지만, 이날은 합의판정으로 재미를 본 뒤 곧바로 승리를 낚았다.
6일 경기서 나온 합의판정은 합의판정의 당위성이 높아진 계기가 됐다. 합의판정이 도입된 결정적 배경은 눈에 띄는 오심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당시 이창열의 병살타가 누가 봐도 완벽한 오심은 아니었다. 그러나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충분히 논란이 될 수 있는 장면. 리플레이 화면에 따르면, 이창열의 발이 김상수의 송구가 1루수 채태인의 미트에 들어간 시점보다 확실히 약간 빨랐다. 결국 합의판정이 경기 승패를 좌우했다. 만약 합의판정제도가 없었다면, 이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 요청시점 논란
최근 합의판정 30초룰이 논란이 됐다. 감독 입장에선 방송사 리플레이를 확인하고 합의판정을 요청하는데 30초가 부족하다는 의견. 하지만, 확연한 오심을 바로잡는다는 심판 합의판정 기본취지를 감안할 때 감독이 방송사 리플레이 확인 없이 직감과 소신으로 합의판정을 요청하면 30초는 넉넉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6일 경기서는 합의판정 신청시점을 놓고 신경전이 있었다. 심판진이 한화의 합의판정을 받아들여 판정을 뒤집자 삼성 류중일 감독과 김성래 수석코치가 강력하게 어필했다. 이닝 종료 시점서는 10초안에 합의판정 요청이 이뤄져야 하는데, 류 감독은 한화 김응용 감독의 합의판정 요청시점이 10초를 넘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심판진은 김 감독의 요청이 정확히 10초에 이뤄졌다고 설명하면서 류 감독의 어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판들은 합의판정제도가 도입된 뒤 그라운드에 스톱워치를 갖고 나간다. 논란이 될만한 상황이 나올 때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당시 2루심이 타자투자 이창열의 1루 아웃 판정을 내리자 곧바로 스톱워치를 눌렀다고 한다. 다만, 삼성으로선 김 감독의 합의판정 요청이 10초가 넘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스톱워치를 누르는 미묘한 찰나에 따라 30초룰, 10초룰은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 물론 심판 판단이 최종결정이 되는 건 변함없다.
논란도 있지만, 대다수 야구관계자는 심판합의판정제도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승패까지 뒤집힐 수 있다는 게 6일 경기를 통해 증명됐다. 세부시행수칙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수정하면 된다는 게 대다수 의견. 국내 합의판정제도 롤 모델인 메이저리그 비디오판독 역시 올 시즌은 시범기간이다. 논란은 줄이고 대다수 사람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정근우(위), 삼성 류중일 감독 항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삼성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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