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WKBL이 큰 결단을 내렸다.
농구는 다른 종목보다 판정 논란이 많다. 순식간에 일어나는 파울과 바이얼레이션에 대한 심판 콜의 정확성에 따라 경기 흐름이 완전히 뒤바뀐다. 구체적으로는 이런 상황들을 판정하는 심판들의 위치와 각도, 타이밍에 따라 콜이 달라질 수 있다. 규정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뒤집히기도 한다.
WKBL이 의미있는 변화를 시도했다. 7일 “비디오판독을 확대한다”라고 밝혔다. 일종의 로컬룰인데, 기존에는 각 쿼터 및 연장전 종료 직전 버저비터 유무, 2점슛 혹은 3점슛 유무를 가리기 위해서만 비디오판독을 실시했다. 그러나 WKBL은 11월 개막하는 2014-2015시즌부터 각 쿼터 및 연장전 종료 2분전부터 나오는 버저비터, 2점슛 혹은 3점슛, 라인크로스, 터치아웃, 24초 공격제한시간, 8초 바이얼레이션, 종료버저와 동시에 나오는 파울의 종료 전후 여부 확인을 비디오판독으로 실시할 수 있게 했다.
▲ WKBL의 과감한 개혁
WKBL의 발표 이후 전화통화가 닿은 한 농구관계자는 “WKBL이 로컬룰을 일부 개정할 수도 있다고 봤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좋은 변화”라고 했다. 심판판정에 과학의 힘을 빌리는 건 대세다. 보수적인 프로야구도 최근 ‘심판합의판정’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비디오판독을 확대 실시한다. 농구 비디오판독은 NBA는 물론, KBL도 실시한다. KBL의 경우 제13장 98조에 명시됐다. 오히려 골텐딩 여부까지 판정하는 등 비디오판독 범위는 WKBL보다 넓다.
WKBL은 상대적으로 KBL보다 판이 좁다. 심판관리가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기본적 자질이 떨어지는 심판도 분명히 있었다. 때문에 KBL 이상으로 판정 논란도 상당히 많았는데 쉬쉬하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댔다. 심판들이 중계방송 화면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하는 사명감을 안았다. 이 관계자는 “비디오판독을 확대하면서 심판들의 오심 부담이 줄었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라고 내다봤다.
효과는 또 있다. KBL보다 판정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 KBL 규정에는 중계방송이 이뤄지지 않는 경기서는 비디오판독을 실시하지 않는다. 어떤 논란이 있더라도 결국 심판들의 판정이 최종 결정이 된다. 하지만, WKBL은 KBL보다 경기 수가 적기 때문에 거의 매 경기 생중계된다. 여자프로농구는 올 시즌에도 KBS N스포츠와 전경기 생중계 계약이 된 상태다. 비디오판독 확대로 KBS N 스포츠가 더 생생한 화면을 잡아야 한다는 부담이 생겼다.
▲ 대타 자유투 논란 끝
지난 1월 20일 춘천에서 열렸던 우리은행-KB전.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당시 손목이 좋지 않았던 양지희 대신 이선화를 투입해 자유투를 던지게 했다. 이선화의 자유투 성공률이 양지희보다 높았다. 당시 위 감독은 자유투 이후 볼 데드가 되자 이선화를 빼고 다시 양지희를 투입했다. WKBL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볼 데드가 되면 부상으로 자유투를 던지지 못한 선수가 다시 투입될 수 있었다. 물론 부상이 아니라면 자유투를 다른 선수에게 넘긴 선수는 경기종료까지 다시 투입될 수 없다.
논란이 일었다. 부상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때문에 감독과 선수가 마음만 먹으면 부상을 당하지 않은 선수가 아픈 척 연기를 할 수 있다. 감독 입장에선 이런 식으로 규정을 악용해 승부처에서 자유투가 좋지 않은 선수를 빼고 자유투가 좋은 선수를 대타를 내세울 수 있었다. 물론 당시 양지희는 정말 손목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위 감독은 평소 경기를 깔끔하게 지휘한다. 하지만, KB로부터 충분히 오해를 받을만한 상황이었다. 당시 위 감독이 경기 후 팬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WKBL은 이번에 이 규정을 고쳤다. 부상으로 자유투를 대타에게 넘긴 선수를 경기종료까지 투입할 수 없게 했다. KBL과 NBA 규정을 따라간 것이다. 사실 이 규정이 없더라도 고의로 그 규정을 악용하는 감독은 없다. 하지만, WKBL은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 규정을 확실하게 손질했다. 이 역시 좀 더 깔끔한 경기진행을 위한 노력. 이는 여자프로농구 콘텐츠 업그레이드를 위한 핵심적 변화다.
[우리은행-신한은행 챔피언결정전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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