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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연극 '황금연못', 바로 우리 문제"
배우 신구(77)는 꾸준히 무대에 오른다. 브라운관 및 스크린을 통해 종횡무진 활약,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떠나지 않는 곳이 바로 무대다. 무대에서 시작했고, 그 뿌리는 영원하다는 신념이 있다.
뿌리를 지키며 다양한 도전을 하는 것이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신구는 무대 위에선 진지하게, 브라운관 및 스크린에선 친숙하게 대중을 만나고 있다. '구야형'으로 불릴 정도로 푸근하고, 그 안에는 근엄함도 존재하는 배우 신구를 만났다.
신구가 출연하는 연극 '황금연못'은 꿈같은 청춘이 어느새 지나가고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 노만, 심리적 갈등을 느끼는 노만의 독설을 묵묵히 받아주며 그를 지탱해 주는 아내 에셀,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아 오랫동안 따로 살아온 고집쟁이 외동딸 첼시의 이야기를 그린다. 각기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온 인물들의 갈등과 해학 넘치는 대사를 통해 인생철학과 가족의 사랑을 말한다.
연극 '황금연못'에서 노만 역을 맡은 신구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극 그 자체에 대한, 또 '황금연못'에 대한 담백하면서도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신구는 '황금연못' 출연 이유를 묻자 "출연하게 된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 앞에 가을에 다른 작품을 하자고 섭외가 왔었는데 이게 성에 덜 차서 택하지 못했고 제작진이 집요하게 섭외를 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 역이 지금 우리 나이와 같고 마지막에 온 인물들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 그게 말하면 죽음인데 그런 부분을 생각해 택하게 됐다"며 "노년의 인생은 젊은 사람이나 나이 먹은 사람이나 똑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투표할 때 노인 한 표, 젊은이 한표인 것처럼 살아가는데 다 필요한 이야기일 거다"고 밝혔다.
이어 이순재와 같은 역을 맡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어차피 생긴 게 다르다. 또 다르게 나올 거다. 똑같이 하면 굳이 볼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연극을 더블캐스트로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좀 얼떨떨하고 약간의 혼란도 있는데 연습 기간이 있으니까 정리되리라고 생각을 한다"고 고백했다.
남다른 체력으로 종횡무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신구는 "남들 다 하는 것"이라며 명쾌하고도 쿨한 대답을 내놨다. 이에 함께 자리한 성병숙은 "정말 건강하다. 운동을 많이 한다"고 거들었다.
또 신구는 젊은 배우들에게 해주는 조언을 묻자 "별로 얘기 안한다. 물어 오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경험하고 아는 한에서 얘기를 해준다. 같이 얘기를 한다"며 "근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다들 영악하고 똑똑해 잘 한다. 근데 언어 구사 같은 부분에 좀 걸리는 것들이 있는데 우리 젊을 때보다 훨씬 똑똑하고 재주도 많다"고 설명했다.
신구는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서의 모습과 '황금연못' 속 모습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세상을 하직하는 경우다. '황금연못'은 내일을 기약한다. 우리 나이 되면 바로 내 문제고, (이순재) 형님도 마찬가지로 수시로 그런 것을 접할 것 같다. 이게 바로 우리 문제구나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신구는 '황금연못'에 대한 전 연령층의 공감과 관련해 "(이순재) 형님이 말씀 하신 것처럼 10대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마 20대 이상 그 연령층은 나이와 관계 없이 나름대로 느끼고 배우는 게 있지 않겠나 싶다. 특히 우리 세대는 더 동감할테고 그런 기대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극 '황금연못'은 오는 9월 19일부터 11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배우 신구.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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