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이 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그동안 개봉한 그 어떤 영화보다 빠르게, 국민적 이순신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말이다.
'명량'이 전무후무한 흥행 기록을 가진 천만 영화가 되기까지, 그 중심에는 배우 최민식이 있다. 영웅 그 이전의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오롯이 그려낸 최민식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명량'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 일각에서는 '명량'이 최민식의, 최민식에 의한, 최민식을 위한 영화라고 말한다. 그리고 '명량'을 본 많은 관객들은 이 말에 공감하고 있다.
이순신으로 분한 최민식은 최근 진행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막말로 이순신 장군 연기를 잘 못 했다간 욕만 바가지로 먹을 것"이라며 "자세히는 몰라도 전 국민이 다 아는 이야기다. 제일 존경하는 분이 누구냐고 하면 이순신 장군이 영순위로 거론된다. 저기 광화문에도 계시지 않나. 그런 분이다"라고 말하며 호쾌한 너스레를 떨었다.
이는 '잘 해야 본전'인 실존인물 성웅 이순신을 연기하는 부담감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기도 했다. 단순히 불리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영웅 이순신만의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면 그의 고뇌가 최민식을 덜 힘들게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이 켜켜이 쌓여야 했고, 실존인물인 이순신의 내면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최민식을 통해 완성된 이순신 장군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놨다. 연민을 가졌지만 나라와 백성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추슬러야 했고, 파면당한 적이 있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충심을 가졌을 뿐 아니라, 압도적 수의 적군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서 싸우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 이순신은 관객들의 마음속에 묵직한 파장을 몰고 왔다.
이는 최민식의 입을 빌어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쫓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쫓아야 한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必死卽生 必生卽死)",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등을 결연히 내뱉는 이순신에 대한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사실 '명량'이 최민식 혼자만의 영화는 아니다. 뚝심 있게 '명량'을 밀고 나간 김한민 감독, 충무로의 명품 스태프,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배우들 등이 한데 모여 만들어 낸 이순신에 대한 영화다. 사실 최민식이 없었더라도 '명량' 같은 영화는 만들어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최민식이 없었다면 현재의 '명량'은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배우 최민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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