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이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다.
8일 잠실 넥센전마저 내줬다. 8월 5경기 1승4패, 후반기 2승7패. 7월 이후로 범위를 확대해도 7승14패다. 두산은 6월 12일~13일 2연승 이후 2개월동안 단 한번도 연승을 달리지 못했다. 대신 3연패, 4연패, 5연패를 각각 한 차례 경험했다. 2연패는 수 차례 겪었다. 승률이 점점 떨어졌다. 9일 현재 40승49패. 0.449. 승패마진이 -9로 올 시즌 가장 큰 수치.
두산이 연승을 달리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마운드가 허약하기 때문이다. 무너진 선발진에 필승조-추격조 구분이 무의미해진 불펜까지. 지금 두산엔 믿을만한 투수가 단 1명도 없다. 그나마 리그 최상급 타선이 버티고 있기에 장기연패를 최소화했다. 적어도 극심한 타격전서는 쉽게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두산은 8일 18안타 10점을 뽑고도 졌다. 투수들이 21안타 15점을 내줬기 때문이다. 마운드 부진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구조적 약점을 극복할 확실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4강행 대반격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의미다.
▲ 검증 필요한 선발진
두산 개막 선발진은 본래 더스틴 니퍼트-유희관-노경은-크리스 볼스테드-이재우. 볼스테드가 퇴출됐고 이재우도 낙마했다. 유희관과 노경은은 깊은 부진에 빠졌다. 결국 노경은은 2군에 내려갔다. 유일하게 버텼던 니퍼트도 등 근육 통증으로 1군에 없다. 개막 선발투수들 중 지금 1군에 남은 투수는 유희관이 유일하다. 그 역시 부진하다 최근 쾌투하며 희망을 보였다. 노경은도 퓨처스 경기서 선발승을 따냈다. 니퍼트의 부상은 피로누적에 가깝다.
유희관은 꾸준함이 증명돼야 한다. 노경은과 니퍼트는 다음주 1군에 올라와서 종합적인 평가를 새롭게 받아야 한다. 새 외국인투수 유네스키 마야는 7일 경기서 왼팔 근육경련을 일으켰는데, 일단 이상 없음으로 드러났다. 마야는 제구력이 좋은 투수로 알려졌으나 제구력이 흔들리자 위력 자체가 뚝 떨어졌다. 여기에 5선발 김강률은 2회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제구가 좋지 않았다. 앞으로 5선발로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다.
두산이 롯데와 LG를 추격하기 위해선 시즌막판 선발진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 선발진이 좋아야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갈 수 있다. 지금 두산 선발진은 그럴 형편이 못 된다. 선발로테이션 정비와 검증만하다 시즌이 다 흘러갈 수도 있다. 좋은 타선과 수준급 수비력을 갖췄음에도 두산이 추락한 이유다.
▲ 흔들리는 불펜
최근엔 불펜마저 미덥지 못하다. 선발투수가 거의 매 경기 무너지면서 필승조와 추격조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특히 벤치 운영 틀이 모호해졌다. 두산은 7일은 3점 리드를 했으나 8일은 엄연히 4~5점 내외로 끌려간 게임이었다. 그런데 필승조 윤명준과 이현승은 연이틀 출격했다. 7일 2이닝 무실점으로 좋았던 변진수는 송 감독에게 8일에도 출격했으나 무너졌다. 이미 정재훈, 윤명준은 상황을 가리지 않고 많이 출격하면서 최근 구위가 다소 떨어졌다. 벤치에서 경기상황과 흐름을 고려하기보다 매 경기 컨디션이 좋은 투수들을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느낌이 강하다.
마무리 이용찬이 믿음직스러운 것도 아니다. 세이브 기회가 드물다 보니 실전감각이 무뎌졌다. 벌써 블론세이브 5개를 기록했다. 송 감독은 이용찬을 승부처에서 조기에 기용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다른 필승조 투수들과 롱릴리프, 원포인트 릴리프 등의 쓰임새는 상황에 따라 쉽게 바꿨는데 유독 이용찬만큼은 철저하게 세이브 상황에만 등판시킨다. 결국 두산 마운드는 혼돈에 빠졌다. 선발진 붕괴가 질서가 흔들리는 불펜과 맞물려 완벽하게 붕괴됐다. 5.84로 팀 평균자책점 7위.
▲ 승부수가 있을까
두산은 장기레이스의 근간인 마운드가 송두리째 흔들리면서 반격카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역시 장기레이스서는 마운드가 생명. 또한, 타자들의 객관적 컨디션과 체력 자체가 시즌 초반보다 많이 떨어졌다. 3할1푼을 상회하던 팀 타율도 결국 0.298까지 내려왔다. 무더운 날씨와 불규칙한 일정 탓에 타격감 유지가 쉽지 않다. 8일 18안타를 때린 좋은 감각이 사흘 휴식 이후에도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두산은 4위 롯데에 3.5경기 뒤처졌다. 롯데 역시 최근 치고 나가지 못하면서 두산, LG에 도망가지 못했다. 하지만, 송 감독은 “중요한 건 다른 팀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두산 내부적으로 정비를 하고 경쟁력을 키운 다음 반격 카드를 찾는다면 여전히 해볼만한 승부라는 의미.
그러나 마땅한 대반격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승부수를 던질 여력조차 보이지 않는다. 두산으로선 결국 롯데, LG와의 잔여 맞대결서 타격전을 하든 실점을 줄이든 무조건 거의 다 이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승차를 좁히고 순위를 뒤집을 방법이 없다. 두산은 LG와 5경기, 롯데와 4경기를 남겨뒀다. 올 시즌 두산의 운명을 가를 9차례 맞대결이다.
[두산 선수들(위, 아래), 김강률(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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