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시안게임 직전에 매직넘버를 다 지우고 싶다.”
삼성이 거침없이 선두를 질주한다. 8일 대구 롯데전서 승리하면서 91경기만에 60승을 돌파했다. 삼성은 2011년 99경기, 2012년 104경기, 2013년 101경기만에 60승을 돌파했다. 올 시즌이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승수 쌓기 속도가 가장 빠르다. 류 감독이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들어가기 전에 정규시즌 4연패를 확정하고 싶어하는 건 막연한 희망사항이 아니다.
삼성은 9일 목동 넥센전서 승리하면서 61승29패2무, 승률 0.678을 찍었다. 2위 넥센에 7경기 차로 달아났다. 삼성은 36경기, 넥센은 33경기 남았다. 야구계에선 삼성의 정규시즌 4연패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삼성도 내부적으로 방심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본다. 류중일 감독의 우승 시나리오는 어떨까.
▲ 80승, AG 휴식기 전에 확정하고 싶다
류 감독은 우승 필요승수로 80승을 언급했다. 9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80승만 하면 안정권”이라고 했다. 단일리그 체제 이후 80승을 쌓은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하지 못한 건 2009년 SK(80승47패6무, 승률 0.602)가 유일했다. 삼성 역시 지난 2012년 80승(승률 0.611)을 찍었다. 당시보다 5경기를 덜 치르는 올 시즌에 80승을 찍을 경우 승률은 더 높아진다.
잔여 36경기서 19승17패만 하면 80승을 채운다. 7할에 육박하는 승률을 찍고 있는 팀에 이 정도 성적은 무리 없어 보인다. 결국 삼성의 정규시즌 4연패는 시간문제라는 결론이 나온다. 산술적으로 계산을 해보면, 삼성의 우승 매직넘버는 2위 넥센을 기준으로 28. 넥센이 잔여 33경기서 전승을 하면 89승1무38패, 승률 0.701가 된다. 이럴 경우 삼성은 잔여 36경기서 28승만 하면 89승2무37패, 승률 0.707로 우승을 확정한다.
류 감독의 말대로 삼성이 잔여경기서 19승을 보태 80승을 채울 경우 넥센이 잔여경기서 9경기만 패배해도 순위다툼은 끝이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는 9월 15일부터 시작한다. 삼성과 넥센은 그때까지 27경기를 치른다. 굳이 80승이 아니더라도, 두 팀이 대략 반타작만 하면 삼성의 매직넘버는 소멸될 수 있다. 류 감독의 말대로 아시안게임 직전에 삼성이 정규시즌 4연패를 확정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 넥센 잔여 맞대결이 중요하다
이런 가정은, 11경기 떨어진 3위 NC, 18경기 떨어진 4위 롯데가 삼성을 위협하지 못한다는 전제조건도 있다. NC와 롯데가 삼성을 위협하는 건 넥센보다 더 어렵다. 류 감독도 “지금 시점서 10경기가 넘어가면 사실상 뒤집는 게 쉽지 않다”라고 내다봤다. 결국 류 감독은 “넥센과의 맞대결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삼성으로선 10일 맞대결 승리가 의미 있었다. 맞대결 결과는 양팀에 2경기 영향력을 미친다. 삼성이 11일 맞대결서 또 승리할 경우 삼성의 4연패 매직넘버는 26으로 줄어든다. 두 팀은 11일을 포함해 4차례 맞대결을 남겨뒀다. 30일~31일 대구 2연전, 아시안게임 이후 6월 11일 목동에서 치르지 못한 1경기가 추가로 편성될 예정이다.
삼성으로선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30일~31일 넥센과의 대구 맞대결서 최소 1승1패만 거두면, 어느 정도는 우승 안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삼성이 넥센과의 잔여 맞대결서 모두 패배하고, 삼성의 페이스가 조금 흔들리는 사이 넥센이 맹추격할 경우 삼성도 9월 들어 고비를 맞이할 순 있다. 류 감독이 “메이저리그, 일본야구서 3경기 차는 커 보이는데, 우리는 8경기도 불안하다”라고 엄살을 떤 건 현실적인 우려도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이 잔여 넥센전 4경기서 전패만 하지 않고 적당히 승수를 쌓으면, 정규시즌 4연패는 시간 문제다. 사실 2위 넥센도 7경기 앞서간 삼성을 바라보기 보단, 4경기 아래의 3위 NC를 확실하게 밀어내고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 확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삼성도 다른 팀과 똑같이 상대한다”라고 말한 염경엽 감독의 뉘앙스엔,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은 쉽지 않다’라는 계산이 투영됐다고 봐야 한다.
[류중일 감독(위). 삼성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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