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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터널 3D'는 최고급 리조트로 여행을 떠난 친구들이 터널 안에 갇히면서 미스터리 한 공포를 겪게 되는 청춘호러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더 웹툰: 예고살인'을 제작한 필마픽쳐스가 제작을 맡았으며, '터널'이라는 공간의 공포감을 살리기 위해 풀3D로 촬영됐다. 이런 점은 '터널 3D'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최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터널 3D'는 아직 작업이 덜 끝난 3D 영상물이었지만, 3D만이 가진 장점을 활용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마치 매직아이를 보는 듯한 3D 효과와 깊은 터널의 입체감은 3D 효과를 통해 더욱 극대화 시켰으며, 박규택 감독의 의도대로 관객이 함께 터널에 들어있는 듯 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터널 3D'는 초반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 공포를 극대화 시켰다. 청각, 시각적으로 공포감을 최고조로 높였다. 이후 미국 공포에서 볼 수 있는 미녀, 미남들의 등장은 분위기를 단번에 전환 시킨다. 화려한 파티와 비밀을 품은 듯 한 옛 터널 관리자 김씨(손병호)의 등장은 묘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증폭시킨다.
이 작품은 섹시한 미녀들이 총집합해 광란의 파티를 벌이는 가운데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것은 미국식 공포와 과거에서 비롯된 한이 서려있는 '이유 있는 살인'이 벌어지는 한국식 공포를 결합시켰다. 신선한 시도였다.
초반은 미국식 공포다. 광란의 파티를 즐기며 하나 둘 씩 사라지고, 서로에 대한 의심을 품는 이런 스토리는 미국의 공포에서 볼 수 있는 그것이었다. 청춘 배우들이 등장한다는 것도 이런 미국식 공포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한몫했다.
이후 벌어지는 일들은 전형적인 한국식 공포다. 과거 한 사건에서 비롯된 악연과 사연, 그로 인해 한을 품은 인물들의 관계는 얽히고설킨 실타래와 같으며, 이것들이 풀렸을 때의 슬픔은 전형적인 한국 공포의 스토리라인이다.
'터널 3D'에서 보여주는 두 가지 공포를 섞으려는 시도는 신선했다. 하지만 그 시도 자체로만 만족해야 했다. 너무 성급하게 밝혀지는 비밀은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트린다. 다만 '터널'의 폐쇄성이 주는 긴장감이 이런 부분을 조금이나마 채워준다.
또 '터널 3D'에서 강조했던 풀3D도 다소 아쉽다. "왜 3D로 찍어야 했냐"는 의구심이 들 만하다. 박규택 감독의 "왜 3D로 찍으면 안 되냐"는 반문이 있었고, 3D가 주는 터널의 현실감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3D가 주는 눈의 피로감을 이겨내면서까지 3D로 보기엔 아쉬움도 분명 존재한다.
결국 '터널 3D'는 풀3D, 미국 공포와 한국식 공포를 결합한 것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 작품이 됐다. 배우 정유미와 연우진, 송재림, 정시연, 손병호, 이시원, 이재희, 도희, 우희가 출연했다. 러닝타임 86분. 15세관람가. 20일 개봉.
[영화 '터널 3D' 스틸컷. 사진 = BoXoo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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