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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도심 인근에 위치한 보물 같은 동네, 서촌. MBC '나 혼자 산다'를 탄생시킨 이지선 PD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탈한 골목 여행기가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4일 밤 방송된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동네 한바퀴'에서는 우리 주변의 익숙하고도 낯선 동네를 여행하는 개그맨 신동엽, 방송인 노홍철, 배우 여진구, 그리고 가이드를 맡은 건축가 오영욱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대한민국에 숨어 있는 동네들을 찾아 여행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 선택한 첫 여행지는 신동엽이 유년시절을 보낸 서촌(서울 종로구 청운, 효자동)이었다.
이제는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여관부터 한국전쟁 이후 동네를 지켜온 서점, 학창 시절 신동엽이 자장면을 즐겨먹던 중국집과 첫사랑의 추억이 깃든 골목까지. '동네 한바퀴'가 안내하는 여행지는 특별하지 않지만 저마다 사연과 추억이 담겨있는 공간이었다.
서촌의 곳곳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신동엽은 익숙한 가정집을 보며 "학창시절 저 집에 예쁜 여학생이 살았다. 그런데 그 친구가 중학교 때 가수 유희열과 사귀었다. 내가 그 말을 듣고 1년 후배이던 유희열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다 방송반 가입을 권하게 됐다"고 추억을 떠올렸다.
또 노홍철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동네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다 여행이 끝난 뒤 배우 한가인이 학창시절 애용했다는 분식점을 찾아 떡볶이를 먹는 등 동네 여행의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여행다운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를 보면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나? 사진도 찍고 하면서 추억이 생기는…. 그런 추억이 하나쯤 생겨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을 드러냈던 여진구도 새로운 공간이 등장할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번 여행의 감흥을 되새겼다.
건축가이며 유명한 여행 작가이기도 한 오영욱도 비밀처럼 숨겨진 서촌의 계곡과 건물을 소개하는 것으로 출연진을 이끌었다.
추억이 함께 하는 여행인 만큼 특별한 만남도 이뤄졌다. 어린 시절 여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낮잠 자는 모습을 지켜보던 첫사랑 누나를 만난 신동엽은 당황스러움에 어쩔 줄 몰라 했고, 누나는 "(신동엽이) 낮에 잠잘 때 보는 건 몰랐고 목욕탕에 가면 문을 열고 들여다봤다"며 19금 국민 MC의 과거를 거침없이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동네 한바퀴'가 담아낸 것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일상 속 동네였다. 그 속에는 충분히 많은 먹을거리, 즐길 거리, 볼거리가 존재했다. '나 혼자 산다'처럼 생활 속 모습을 통해 시청자를 위로하고 웃게 하는 이지선 PD 만의 연출법이 두 번째 여행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오영욱, 신동엽, 여진구, 노홍철(세 번째 왼쪽부터).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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