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충무로의 발견' 대신 '명량의 발견'이라 부를 만하다. 영화 '아바타'를 제치고 역대 흥행작 1위를 차지한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을 통해 눈도장을 찍은 배우가 적지 않기 때문.
'명량'은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68만), 역대 최고의 평일 스코어(98만), 역대 최고의 일일 스코어(125만) 그리고 백만 단위의 최단 기간 흥행 신기록을 쓰며 눈길을 모았다. 여기에 할리우드에 뺏겼던 역대 흥행작 1위 자리를 되찾아오는 성과도 냈다. 이런 성과 못지않게 앞으로 스크린을 통해 활발히 활동할 새로운 배우들을 발굴해냈다는 점도 '명량'이 거둔 수확 중 하나다.
▲ 왜군이었지만 조선의 편에 선 준사 역의 오타니 료헤이
일본인이지만 한국의 팬들에게 친숙한 배우 오타니 료헤이는 '명량'을 통해 관객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강렬한 눈빛 연기와 진중한 분위기, 유한듯 하지만 강인한 느낌을 안기는 카리스마는 준사 역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여기에 배우 본인에게는 국적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겠지만, 한국배우가 아닌 일본인으로서 '명량'에 흔쾌히 출연했다는 점도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후 오타니 료헤이가 한 사람의 배우로서 준사 역을 갈망했고, 큰 망설임 없이 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연기까지 잘 하는 타국 배우 오타니 료헤이에 대한 애정도 또한 급상승했다.
▲ 파릇파릇한 토란소년 수병 역의 박보검
신예 박보검은 '명량'에서 쟁쟁한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제 존재감을 톡톡히 발휘한 배우. 아버지가 왜군에게 죽는 장면을 목격할 때는 관객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겼고, 이순신 역의 최민식에게 아버지의 갑옷을 전해 받을 때는 눈물샘을 자극했다. 또 전쟁이 끝난 후 이순신에게 토란을 건넬 때는 가슴 먹먹한 감동을 선사했다. 덕분에 '토란 소년'이라는 애칭까지 얻게 되는 영광(?)을 얻게 됐다. 여기에 여심을 사로잡을 만한 외모 또한 박보검을 주목하게 했다. 외모에 연기까지 다 갖춘 '충무로 샛별'의 등장을 알린 셈.
▲ 이순신의 아들 이회 역의 권율
사실 배우 권율을 '발견'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늦은 감이 있다. 브라운관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배우이기 때문. '브레인'의 여봉구, '천상여자'의 서지석 역 등을 맡으며 안방극장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스크린에서는 안방극장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영화 '비스티 보이즈', '내 깡패 같은 애인', '피에타', '잉투기' 등에 출연한 권율이지만 자신을 관객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킨 작품은 누가 뭐래도 '명량'이 아닐까 싶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로 묵직한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배우 권율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 구루지마의 그림자이자 저격수 하루 역의 노민우
배우 노민우는 '명량'의 비주얼이나 다름없는 배우. 다른 배우들이 전쟁에 찌들어 있을 때 하얀 피부에 선 고운 얼굴로 생경한 느낌을 안긴 인물이 바로 노민우다. 김한민 감독이 복면을 벗기 전까지 여자인지 남자인지 몰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처럼, 노민우는 예쁘장한 외모로 생경한 느낌을 안기며 이목을 끌었다. 이와 함께 날카로운 눈매, 비주얼에서 뿜어져 나오는 존재감, 구루지마(류승룡)의 그림자다운 빠르면서도 날선 액션 등으로 하루를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완성해 냈다. 그의 마지막 신에 아쉬움을 토로한 여성 팬들이 많았다는 건 노민우를 통해 완성된 하루라는 인물이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말이나 다름없을 것.
▲ 야망 가득한 왜군 수장 도도 역 김명곤
배우 김명곤은 젊은 층의 관객에게는 생소한 인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2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 1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것. 하지만 1990년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했을 뿐 아니라 '춘향뎐'의 각본, '서편제'의 주연과 각색을 맡았고 국립극장장, 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런 화려한 이력이 증명하듯 김명곤은 조선 지배의 야욕으로 가득 찬 왜군 수장 도도 역을 맡아 내공과 관록을 발산, 진짜 일본인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영화 '명량'의 오타니 료헤이, 박보검, 김명곤, 노민우, 권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