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건 제 스타일은 아닙니다.”
SK 이만수 감독은 15일 인천 삼성전을 앞두고 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두 가지를 거론했는데, 한 가지는 타자들에게, 또 한 가지는 불펜 투수들에게 당부했다. 이 감독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근본적으로는 개인의 기량 발전과 팀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 공보고 공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 감독은 “현재 국내 타자들 중 8~90%는 노려치기를 한다”라고 했다. 타자가 투수의 투구패턴 파악을 미리 마친 뒤 특정 구종 혹은 특정 코스에 공이 들어오면 무조건 타격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타석에 들어선다는 것. 달리 말해 전형적인 노림수 타격이다. 실제로 타자가 생각한 구종이 들어올 경우 당황하지 않고 제대로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노림수 타격은 타자가 생각한 코스로 공이 들어오지 않거나 원했던 구종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효과가 없다. 아무리 타고투저의 시대라고 하지만, 경기운영능력이 노련한 투수들에게 노림수 타격은 쉽지 않다. 이 감독 역시 “사람마다 다 다른데, 나는 현역시절 노려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지금도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우리 선수들에게 노려치기를 주문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국내 타자들은 어릴 때부터 대부분 노려치기를 해왔기 때문에 습관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습관을 바꿀 필요도 있다고 했다. “공 보고 공 치는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노림수 타격은 노리지 않은 구종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어렵지만, 공 보고 공 치는, 쉽게 말해서 모든 코스와 구종을 감안한 타격을 할 경우 임기응변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이 감독은 “충분한 훈련이 필요하다”라며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공 보고 공 치기는 배트 컨트롤이 정교한 교타자들이 잘 하는 편이다. 이 감독은 장기적으로는 공 보고 공치기를 하는 선수가 다양한 코스, 다양한 구종 모두 공략하는 능력이 좋아지면서 노림수 타격을 하는 선수보다 유리하다고 본다.
▲ 불펜에서 몸 많이 풀 필요 없다
이 감독은 “우리나라 불펜 투수들은 불펜에서 공을 너무 많이 던진다”라고 했다. 실제 불펜투수들은 경기상황에 따라 불펜에서 미리 대기한다. 충분한 웜업 투구로 어깨를 덥힌다. 그런데 경기 상황 변화에 따라 실전 등판을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웜업 투구를 한 뒤 등판이 불발될 수도 있고, 웜업 이후 쉰 뒤 다시 웜업을 하고 등판할 때도 생긴다. 확실히 국내 불펜 투수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불펜에서 던지는 공이 많긴 하다.
이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굳어진 습관”이라고 했다. 불펜에서 미리 공을 많이 던지면서 몸을 푸는 게 습관으로 굳어진 투수가 많다는 것. 문제는 그럴 경우 결국 실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이 감독은 “불펜에서 몸을 계속 푼 뒤 마운드에 올라와서 또 연습투구 5개를 한다. 결국 실전서 힘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라고 했다. 등판하기도 전에 공을 많이 던지면 결국 실전서 일찍 힘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이 감독은 “몸이 빨리 풀리는 투수가 가장 좋은 불펜투수”라고 했다.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고 마운드에 올라오기 때문에 실전서 더 많은 힘을 낼 수 있다는 논리다.
이 감독은 후반기 SK 새 마무리 로스 울프가 그런 스타일이라고 했다. “울프는 전형적인 중간투수다. 불펜에서도 딱 공 10개만 던지면 몸이 다 풀린다”라고 했다. 이어 “실전서도 투구수 관리가 잘 된다. 공격적 투구가 돋보인다. 우리나라 불펜선수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했다. 때문에 이 감독은 울프에게 1이닝 넘게 맡겨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 울프는 15일 인천 삼성전서도 1⅔이닝을 소화하며 구원승을 챙겼다.
이 감독은 “국내 불펜투수들도 불펜에서 공 10개만 던지면 몸이 풀려야 한다. 불펜에서 미리 너무 많은 공을 던지고 마운드에 올라오는 건 좋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투수는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자신의 루틴이 깨질 경우 투구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오히려 불펜서 몸을 충분히 풀고 마운드에 올라올 때 더 좋은 공을 뿌리는 투수도 있다. 옳고 그름이 아닌, 스타일의 차이다.
[이만수 감독(위), 로스 울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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