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격수를 만드는 게 숙제다.”
삼성에 하기 싫은 가정 하나. 주전 유격수 김상수가 장기간 이탈한다면. 삼성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두꺼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제2, 제3의 상황에 미리 대비하는 치밀함이 돋보이는 류중일 감독조차 확실하게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류 감독은 15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확실한 유격수 1명을 만드는 게 숙제”라고 했다.
김상수의 질주가 이어진다. 15일 경기서 도루 2개를 추가해 43도루를 기록했다. 삼성의 도루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체력 부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유격수는 본래 수비 부담이 크다. 내야수 중 움직임이 가장 많기 때문. 그런데 도루 역시 체력을 많이 소모시킨다. 체력이 떨어지면 부상에 대한 위험도 커지는 게 사실. 물론 류 감독은 “본인이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칭찬했다. 김상수는 올 시즌 삼성이 치른 95경기 모두 유격수로 선발출전했다. 그가 빠질 경우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줄 수 있는 선수가 없는 것. 삼성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 시즌 아웃된 정병곤, 2% 부족한 정현
삼성에 김상수를 대체할 유격수 요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2년차 정현과 2012시즌 후 LG서 트레이드 된 정병곤이 있다. 일단 정병곤은 시즌아웃됐다. 류 감독은 “올해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라고 했다. 사실 정병곤이 김상수의 백업으로 가장 마침맞다. 경험도 있다. 김상수는 지난해 시즌 막판 손목 부상으로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했다. 정병곤이 그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정병곤은 화려하진 않지만,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췄다.
2년차 정현도 삼성이 전략적으로 키우는 유격수 요원. 지난해 1군서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초반 5경기에 나선 뒤 더 이상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류 감독은 “자질은 좋은데 발이 조금 느리다. 타구 처리 속도가 느려서 평범한 타구도 아슬아슬하게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 정현이 김상수의 대안이 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또 다른 대체자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류 감독 생각이다.
▲ 김상수 대체자 1순위는 나바로
삼성 1군서 백업 내야수는 조동찬과 김태완이다. 조동찬은 프로 초창기 주전 유격수로도 뛰었지만, 류 감독은 근본적으로 2루와 3루가 더 안정적이라고 본다. 어느덧 3루와 2루 경험이 더 많다. 김태완도 조동찬과 마찬가지로 2루와 3루를 맡을 수 있다. 결국 백업 중에선 김상수를 당장 대체할 선수도 없다.
류 감독은 “그래선 안 되겠지만, 만약 김상수가 부상으로 장기간 빠지면 결국 나바로가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나바로는 삼성서 2루수로 굳어졌지만, 사실 본래 유격수 요원이다. 메이저리그서 유격수 22경기, 3루수 22경기, 2루수 12경기, 좌익수 11경기, 우익수 2경기에 나섰다. 마이너리그서는 무려 449경기서 유격수로 출전했다. 류 감독은 “나바로 전공이 유격수다. 올 시즌에도 몇번 교체로 유격수에 들어갔는데, 곧잘 했다”라고 했다.
결국 류 감독은 김상수를 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나바로를 유격수로 돌리고 2루에 조동찬 혹은 김태완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나바로마저 쓸 수 없다면 퓨처스서 정현을 올리는 게 마지막 대안이다. 물론 김상수가 시즌 끝까지 3유간을 지켜주는 게 가장 좋지만, 감독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그게 삼성이 지금까지 달려온 원동력이었다.
그렇다면, 류 감독은 나바로의 유격수 수비를 어느 정도로 평가할까. “아무래도 상수보다는 못하다”라고 했다. 김상수는 넓은 수비범위가 최대강점. 그러나 나바로는 김상수보다는 수비 범위가 넓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류 감독은 “나바로는 공을 강하게 뿌린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나바로가 어깨가 좋아 강력한 송구를 뽐낼 수 있기 때문에 유격수에 배치될 경우 기본 이상은 해낼 수 있다고 판단한 상태다.
[김상수와 나바로(위, 가운데), 김상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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