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강산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영원한 캡틴' 조성환이 은퇴식을 갖고 16년간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23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리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이 끝나고 조성환의 은퇴식이 진행된다. 지난 6월 16일 은퇴를 선언한 조성환은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하며 제2의 야구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이날 롯데는 조성환을 추억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경기 전 조성환과 그의 두 아들이 시구, 시타, 시수비를 맡아 팬들에게 훈훈함을 선사했고,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전원이 조성환의 등번호였던 2번을 달고 경기에 나선다. 조성환이 직접 뛰진 않지만 동료들이 그를 대신해 경기에 임하겠다는 의미다.
조성환은 통산 103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 8푼 4리(3077타수 874안타) 44홈런 329타점 116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2004년 이후 4년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온 2008년에는 123경기 타율 3할 2푼 7리 10홈런 81타점 31도루를 기록, 화려한 복귀를 신고하며 팀이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2009년에는 사구에 맞아 광대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하고도 76경기에서 타율 2할 9푼 4리 8홈런 36타점 13도루의 성적을 남겼고, 이듬해인 2010년에는 111경기에서 타율 3할 3푼 6리(414타수 139안타) 8홈런 52타점 8도루, 출루율 3할 9푼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후에는 올해까지 4년간 타율 2할 5푼 4리 10홈런 81타점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성적이 전부가 아니었다. 경기 외적으로 팀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했다. 후배 선수들에게 화이팅을 불어넣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성실한 훈련 자세도 귀감이 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롯데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조성환은 "어제 잠을 한숨도 못 잤다. 경기에 나갔으면 4타수 무안타 컨디션이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다음은 은퇴식을 앞둔 조성환과의 일문일답.
-은퇴식을 앞둔 소감은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어떻게 표현을 못 하겠다. 현역일 때와 너무나 다르다. 아무리 찾아봐도 이런 기분은 처음인 것 같다. 아들이 '이제 축구 하면 어떻겠냐'고 하더라(웃음)."
- 미련은 없나
"우승 한 번 해봤으면 하는 후회는 남지만 개인적인 아쉬움이나 미련은 없다. 우승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괜찮다."
-전력분석원으로 일하면서 느낀 점은
"밖에서 2달간 지켜보니 '다시 뛰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 왜 잘하는지 보였다. 큰 흐름이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부분을 공부하는 중이다. 은퇴 후 한 발 뒤로 물러나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한 건 잘한 것 같다. 그래도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선수 생활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3가지는
"먼저 데뷔 첫해(1999년) 처음 1군에 등록됐을 때다. '사직구장으로 합류하라'는 당시 매니저 전화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는 2008년 포스트시즌 진출했을 때. 팬들과 호흡하면서 올라갔던 포스트시즌이라 의미가 크다. 준플레이오프에서 4전 전패로 탈락했지만 가을 축제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세 번째는 2009년 타석에서 얼굴에 공을 맞았을 때다. 그때는 다른 팀 팬들까지 걱정해주시던 마음들이 한데 모였는데, 그런 바람들이 모였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 "
-영구결번에 대한 생각은
"사실 은퇴식도 부끄러운 감이 있다. 영구결번은 사실 나보다 동료 장성호에게 더 어울린다. 야구사에 기록을 남긴 선수다. 많은 선수들이 그 기록을 보고 따라가지 않겠나."
-지금 2루수인 정훈이 2번을 물려받게 된다면 어떨 것 같나
"33번 달고 잘하고 있으니 별 생각 없을 것이다(웃음). 2번에 큰 의미는 없다. 롯데 후배라면 누구든 달 자격이 있다. 2번을 달 선수는 나보다 더 많은 것을 남겼으면 좋겠다."
-공교롭게도 우상인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와 같은 해에 은퇴하게 됐다
"지터에게 묻힐까봐 먼저 선수쳤다(웃음). 지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기회가 되면 지터의 은퇴식 때는 팬 입장에서 한 번 가보고픈 소망이 있다."
-은퇴식 때 눈물을 흘릴 것 같나
"사실 부모님께서 두분 다 편찮으시다. 지금까지 사직구장에서 야구 보신 건 손에 꼽을 정도다. 잠실에는 자주 오셨는데, 사직에는 몇 번 못 오셨다. 오늘 오시는데 사직에서 부모님을 뵈면 눈물이 날 것 같다. 그게 큰 의미가 있다."
-롯데 2루수들은 '악바리' 이미지가 강했다(지난 2004년 은퇴한 박정태의 별명도 '악바리'였다. 조성환 또한 근성의 아이콘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정)훈이는 잘될 거라는 희망을 봤다. 2루를 나보다 훨씬 잘 메워주고 있어서 내가 책임감 내려놓고 떠날 수 있는 것 같다. 정훈과 주장 박준서 등 후배들 덕에 짐을 많이 내려놓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후배들에게 조언하자면
"4강을 가야 우승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근접해 있기 때문에 포기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영원한 캡틴' 수식어가 부담스럽진 않나
"큰 부담이다. 사실 롯데에는 나보다 큰 선수들이 많았는데, 내가 주장으로 있을 때는 그 선수들이 내 앞에서 한없이 작아졌다. 그게 참 고마웠다. 내려놓고 싶어도 선수들이 나를 믿어주는 데 대한 책임감이 더 커졌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한없이 작아졌던 후배들 덕분에 생긴 수식어라고 생각한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팬들께서 사직구장에 오시면 '저 자리에 누가 있었다'며 기억을 떠올리셨으면 참 좋겠다."
-팬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롯데 팬들께서 그대로 잊혀질 뻔한 나를 제대로 키워주셨다. 선수생활에서 제1의 원동력이었다. 같이 인내해주셔서 지금의 내가 있었다. 함께 해주신 팬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롯데 자이언츠 조성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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