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에 잔여경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두산은 24일 잠실 NC전까지 정확하게 100경기를 치렀다. 삼성, 한화와 함께 9개구단 중 가장 적은 경기를 소화했다. 잔여경기는 무려 28경기. 두산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16경기가 준비됐다. 휴식기 이후 12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4위 다툼이 극심한 상황. 두산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도 피 말리는 4위다툼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두산에 리그 최다 잔여경기는 득일까 실일까. 최근 현장 감독들이 잔여경기가 순위다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두산 송일수 감독 역시 신중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결론적으로 장, 단점이 있다.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다. 중요한 건, 현재 두산 야구의 시스템이 그럴만한 역량이 되느냐다.
▲ 장, 단점이 있는 최다 잔여경기
일전에 LG 양상문 감독은 “잔여경기가 많으면 그만큼 승수를 쌓을 기회도 많다. 아무래도 4강 다툼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부분 선수 역시 자신의 경험을 비춰보면서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했다. 팀이 상승세를 탈 경우 많은 잔여경기는 도움이 된다. 계속 경기가 잡혀있다면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야구에서 흐름과 기싸움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꼭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잔여경기가 적은 팀은 원투펀치를 전략적으로 기용하며 승률을 높일 수 있다”라고 했다. 반대로 잔여경기가 많은 팀은 그만큼 많은 투수를 기용해야 하기 때문에 마운드의 효율적 운영이 수반돼야 유리해질 수 있다. 송일수 감독도 이런 점 때문에 최다 잔여경기에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 완벽하게 정비되지 않은 마운드
두산 마운드 사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올 시즌 내내 혼돈의 연속이다. 일단 올 시즌 우여곡절을 겪은 유희관과 노경은의 페이스는 최근 안정감이 생겼다. 완전하지는 않아도 조금씩 계산이 잡힌다. 등 근육 통증을 딛고 돌아온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역시 좋은 행보. 이것만으로도 확실히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유네스키 마야에겐 완벽하게 믿음이 가진 않는다. 그는 24일 잠실 NC전서 7⅔이닝 1실점으로 한국 데뷔 이후 최고의 피칭을 선사했다. 하지만, 직전 4경기서 단 한번도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아직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여기에 잦은 우천취소와 휴식기 등으로 5선발은 사실상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송 감독이 5선발 후보로 점 찍은 김강률 카드도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선발진은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안정감이 떨어진다.
최근엔 불펜진이 조금 더 불안했다. 마무리 이용찬을 축으로 정재훈 윤명준 이현승이 필승조를 맡는 게 기본적인 그림. 여기에 옆구리 오현택과 변진수가 옵션으로 붙을 수 있다. 구색은 나름대로 괜찮다. 하지만, 안정감은 떨어진다. 24일 경기는 예외였지만, 최근 이들이 돌아가면서 대량실점을 했다. 특히 윤명준(50경기, 59⅓이닝)과 오현택(43경기, 54이닝)의 경우 잦은 등판으로 최근 공에 힘이 살짝 떨어진 상태. 오현택은 최근 6경기 연속 무실점이지만, 윤명준은 최근 5경기 중 3경기서 2실점 이상 허용했다.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두산 벤치가 올 시즌 투수들을 치밀하게 관리를 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 높은 타선 의존도와 AG 휴식기
결국 두산이 최다 잔여경기 수혜를 누리기 위해선 불안한 마운드를 타선이 적시에 보완해줘야 한다. 두산은 시즌 내내 팀 타율 3할대를 유지했으나 후반기 들어 들쭉날쭉한 일정에 2할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객관적 힘은 좋다. 주전 중 3할타자가 6명. 송일수 감독도 야수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 철저한 휴식 및 백업 멤버의 적절한 활용으로 사이클 등락 폭을 최소화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관건이다. 일전에 두산 한 타자는 “타자들이 많이 지친 게 사실”이라고 했다. 무더위, 잦은 우천취소 등으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힘이 드는 상황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는 체력 보강 차원에선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2주 이상의 휴식기라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은 두산 타자들의 경우 실전감각 유지에 애를 먹을 수 있다. 4위 다툼이 휴식기 이후에도 계속된다고 본다면 매우 중요한 대목. 더구나 두산은 마운드가 약하고 타선 의존도가 높다.
투타가 조금씩 버텨내면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경우 안정적인 레이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두산이 현재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하면서 4위 싸움의 한 가운데에 놓인 것 자체가 투타 밸런스가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4위 다툼을 하는 대부분 팀 처지가 비슷하다. 잔여경기 유불리를 따지기 전에 팀 사정이 썩 좋지 않다. 두산 역시 최다 잔여경기가 꼭 유리하지도 불리하지도 않다. 불안한 투타 밸런스를 최대한 맞춰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송 감독이 최다 잔여경기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이유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