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그야말로 '반전투'가 따로 없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의 후반기 활약이 팀 상승세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전날(25일)에는 데뷔 첫 완봉승까지 따내며 정점을 찍었다.
앨버스는 올스타 휴식기 전만 해도 '위기의 남자'였다. 전반기 15경기에서 4승 8패 평균자책점 6.46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78이닝 동안 볼넷을 17개만 내주는 안정된 제구를 보여줬지만 피안타율은 3할 2푼 2리로 높았다. 바깥쪽 체인지업의 제구가 잘 안 되면 여지없이 맞아 나갔다. 6월 4경기에서는 4패 평균자책점 10.13으로 무너졌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마운드에서 짜증을 내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청주 넥센전서 6이닝 2실점(비자책) 올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3승째를 따낸 게 전환점이었다. 이날부터 8경기 성적은 3승 평균자책점 3.26. 6월까지 13경기에서 올린 2승 8패 평균자책점 7.12와 견줘 너무나 달라졌다. 우타자 바깥쪽 제구가 효과적으로 이뤄지면서 위력이 배가됐다는 게 중론이다. 6월까지 3할 3푼 5리였던 피안타율도 최근 8경기에서는 2할 6푼 9리로 뚝 떨어트렸다.
앨버스는 "스프링캠프 때 확실히 몸을 만들지 못하고 시즌을 시작하면서 컨디션이 올라오기까지 오래 걸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내 뜻대로 제구가 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스트라이크로 확신한 공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흔들리는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마음먹은 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까지 다양한 구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날 KIA전서는 자신의 최다 이닝과 투구수를 모두 경신했다. 9이닝 동안 정확히 120구를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따냈다. KIA 타자들은 앨버스의 공에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했다. 정민철 한화 투수코치는 앨버스가 9회 마운드에 오르기 전 "120구가 되면 무조건 끊겠다"고 했는데, KIA 브렛 필을 5-4-3 병살타로 잡아 120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것도 무척 반가운 일이다. 앨버스는 지난 17일 NC 다이노스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올 시즌 최다 이닝이 6이닝에 불과했다. 7회부터는 구위와 제구 모두 급격히 흔들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전날은 달랐다. 7회 이후에도 안정된 투구를 이어갔다. '앨버스의 한계는 6이닝이다'는 시선을 불식시킨 완봉투였다.
전반기 한화 선발진은 이태양 외에는 계산이 서지 않았다. 앨버스가 흔들렸고, 유창식도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었다. 케일럽 클레이는 부진을 거듭한 끝에 퇴출됐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태양과 유창식이 버텨주고 있고, 앨버스도 완전히 살아난 모습이다. 적어도 이제는 계산이 선다. 8월 선발 평균자책점 1위팀이 바로 한화다. 앨버스의 반전투가 선발진 안정화에 큰 역할을 했다. 살아난 앨버스가 지금의 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앤드류 앨버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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