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가 최강불펜 소리 들을 수 있게 해야죠.”
LG가 4위다툼 주도권을 잡았다. 롯데와 두산을 3경기 차로 밀어냈다. 4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LG. 반격의 원동력은 불펜이다. 6월 이후 안정감이 넘친다. 지난해 구축했던 위력이 되살아났다. 불펜이 경기 흐름을 잡아주면서 타선과 수비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게 됐다. 지금 LG는 지난해 삼성과 선두싸움을 하던 전력과 분위기를 거의 되찾았다.
LG는 지난 26일까지 불펜 평균자책점이 4.19로 1위였다. LG 불펜은 27일 잠실 두산전서도 3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제 몫을 다했다. 양상문 감독이 시즌 중 부임한 뒤 완벽한 시스템을 갖췄다. 마무리 봉중근, 메인 셋업맨 이동현을 축으로 정찬헌 신재웅 임정우 윤지웅이 두꺼운 불펜을 구축했다. 베테랑 정현욱 류택현 이상열 등이 주춤한 사이 젊은 피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미래도 밝다.
▲ 젊은 피들의 성공적 가세
마무리 봉중근은 2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젊은 투수들의 가세가 LG 불펜의 객관적인 강화에 큰 도움이 됐다고 봤다. 봉중근은 “신재웅, 정찬헌, 윤지웅, 임정우 등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봉중근과 이동현이 떠받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신구조화가 이뤄진 LG 불펜은 매우 이상적이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다.
양 감독이 젊은 투수들의 보직을 확실하게 정리한 효과도 있다. 투수출신답게 선발용, 불펜용을 명확하게 가렸다. 예를 들어 전반기에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임정우는 후반기 불펜투수로만 뛴다. 팔꿈치 수술을 마친 정찬헌에겐 충분한 휴식과 재활 이후 서서히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신재웅과 윤지웅은 양 감독이 일찌감치 전문 불펜 요원으로 키우려고 했던 자원. 봉중근은 “시스템이 갖춰졌다. 서로 잘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격려한다”라고 덧붙였다.
▲ 선의의 경쟁과 격려
봉중근은 LG 불펜이 안정된 결정적 원동력으로 선의의 경쟁을 꼽았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동료를 보면서 뭐가 좋아졌는지 잘 살펴본다”라고 했다. 봉중근은 최근 신재웅의 스피드에 관심이 많다. 신재웅이 스피드가 좋아지면서 불펜에 제대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봉중근은 “138~140km 던지던 애가 150km을 던진다. 분명히 노력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골반 운동을 많이 했다고 들었는데 나도 그걸 빼먹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후배지만, 배울 건 배워야 한다는 게 봉중근의 마인드.
봉중근은 “불펜투수들은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어린 투수들은 슬럼프에 빠질 때 극복하는 방법을 잘 모를 수 있는데 나나 (이)동현이가 얘기를 해줄 수 있다. 특히 동현이가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상수 코치님이 조언을 많이 해준다. 점점 작년처럼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봉중근은 LG 불펜이 잘 나가면서 팀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선발투수들이 5회를 채우지 못하면 불펜 투수들에게 미안해한다. 불펜 투수들은 그런 마음을 갖는 것 자체를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이기면서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다. 불펜이 좋은 팀 분위기를 이어가면 타자들이 꼭 점수를 뽑아주더라”고 덧붙였다. 선의의 경쟁과 격려, 그리고 좋은 분위기까지. LG 신바람 중심이 불펜이다.
▲ LG가 최강불펜이란 소리 듣게 할 것
봉중근은 LG 불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솔직히 삼성에 비해 떨어지는 수준이 아닌데 사람들은 삼성 불펜이 최강이라고 한다”라고 했다. 수년간 굳어진 이미지가 바뀌는 건 쉽지 않다는 게 봉중근의 생각. 그는 “3년은 잘해야 인정 받는다. 우리 불펜도 내년까지 잘하면 인정을 받을 것이다. LG가 최강 불펜 소리를 듣게 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봉중근은 4위 싸움 경쟁자 두산, 롯데를 꼭 이기겠다고 했다. 봉중근은 “두산과는 5경기(27일 경기 전까지) 남았는데 2승3패만 해도4강을 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경쟁팀들과 싸워서 이겨야 4강에 갈 수 있다”라고 전투욕을 불태웠다. 그래서인지 LG 불펜 투수들은 27일 두산전서 더욱 집중했다. 이동현은 27번째로 500경기 출전에 성공하며 베테랑의 힘을 과시했다.
LG 불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강위력을 되찾았다. 양 감독과 강 코치의 지도력과 시스템 확립, 봉중근과 이동현을 축으로 한 선의의 경쟁과 격려까지. LG가 어느덧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4위 굳히기에 들어간 건 이유가 있다. 봉중근의 LG 불펜에 대한 자부심과 후배들을 향한 격려 역시 당연히 이해가 된다.
[봉중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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