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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7년 만이었다. MBC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 이후 배우 이준기와 남상미가 '조선 총잡이'를 통해 재회한 것이. 같은 시기 시작한 타 방송 드라마들이 마치 유행처럼 일명 '재회 커플'들을 쏟아내고 있는 와중에도 이준기와 남상미의 재회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오랜만에 만난 이 커플이 이번에는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 지 기대감도 높았다. 그리고 그러한 기대감은 곧 만족으로 바뀌었다. "역시 믿고 보는 커플"이라는 호평도 뒤따랐다.
이준기는 KBS 2TV 수목 특별기획 드라마 '조선 총잡이'(극본 이정우 한희정 연출 김정민 차영훈)에서 별다른 걱정 없이 한량으로 살아가던 양반댁 도령 박윤강으로 첫 등장을 알렸다. 남상미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득한 규수 정수인으로 분했다. 두 사람은 극 초반 티격태격하면서도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이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련이 닥쳐왔고, 뜻하지 않은 이별을 맞아야 했다. 그 후 3년의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극적으로 재회했다.
꿈에 그리던 재회의 순간이었지만 생각만큼 달콤하지는 않았다. 극적으로 목숨을 건져 일본에서 한조라는 일본 상인으로 돌아온 윤강은 복수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토록 그리던 수인을 만나고서도 맘편히 인사를 나눌 수 없었다. 그러나 운명에 이끌리듯 두 사람은 자연스레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고, 여전히 아끼고 걱정할 뿐이었다. 그래서 수인은 윤강을 위해 모진 고문도 이겨낼 수 있었고, 윤강은 수인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과거의 사랑을 이어갔다.
마치 언제나 그랬다는 듯 역시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윤강과 수인은 조선 말기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처음에는 그저 남들처럼 아이 낳고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아볼까 고민도 했지만, 복수와 이타심이 그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무엇보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지금보다 더 낳은 세상에서 더 행복한 나날을 보내기 위한 목적이 컸다. 하루도 눈물 마를 날이 없던 두 사람이었지만, 그렇게 함께 행복을 꿈꾸는 순간만큼은 그 어떤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마지막까지도 두 사람에게는 행복보다는 시련 뿐이었다. 이제 새로운 세상이 열린 줄 알았고, 윤강은 수인에게 청혼했다. '고생 끝 행복 시작' 일 줄 알았는데, 그들이 도모한 정변은 3일 천하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정변을 주도한 김옥균(윤희석)은 도망치듯 일본으로 떠났고, 윤강과 수인은 하루 아침에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됐다. 그리고 윤강이 원수인 최원신(유오성)과의 질긴 악연을 끊고 나서야 두 사람은 비로소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윤강과 수인은 진정 그들이 추구하는 삶을 살며 진짜 행복을 느끼며 살게 됐다.
윤강과 수인의 애끓는 사랑은 이준기와 남상미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더욱 절절하게 느껴졌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번 작품을 통해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과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눈물 연기로 존재감을 발휘한 이준기와 청순하면서도 발랄한, 그러나 연기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진지했던 남상미의 만남은 당초의 우려를 한 방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조선 총잡이'는 두 사람의 '케미'(남녀 주인공의 어울림)에 힘입어 초반 부진을 날려버리고 동시간 1위에 우뚝 설 수 있었다.
두 사람을 다시 한 작품에서 볼 수 있을지는 이제 또 한 번 기약 없는 약속이 되고 말았다. ‘개와 늑대의 시간’ '조선 총잡이'를 통해 찰떡 궁합을 자랑한 두 사람은 이쯤 되면 가히 '믿고 보는 커플'이다. 과연 언제가 되어야 두 사람을 한 작품에서 또 커플로 만나볼 수 있을지, 드라마가 끝난 지금 벌써 기다려진다.
[KBS 2TV '조선 총잡이' 포스터, 배우 이준기와 남상미. 사진 = 조선총잡이 문화산업전문회사, KBS 미디어 제공, 마이데일리 DB]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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