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연습경기를 잡았다.”
국내야구 정규시즌은 15일을 끝으로 중단된다. 야구계는 28일까지는 인천 아시안게임 모드로 완벽하게 바뀐다. 정규시즌 잔여일정은 10월 1일부터 시작한다. 팬들과 야구관계자들의 시선은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쏠리겠지만, 9개구단은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치열하게 보내야 한다.
LG 양상문 감독은 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순위다툼이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에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라고 했다. 잔여일정을 통해 1위부터 9위까지 모든 순위가 새롭게 결정될 수 있다. 9개구단은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잘 보내야 한다. 휴식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그 팀의 경쟁력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올 시즌 농사와 직결된다.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 연습경기는 필수
시즌 중 16일간의 휴식은 너무 길다. 적절한 연습경기로 실전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자체 청백전만으로는 긴장감이 떨어진다. 투수들도 너무 쉬면 좋았던 밸런스를 잃어버릴 수 있다. 타자들은 타격감을 유지해야 한다. 대부분 팀이 연습경기 스케줄을 잡는 게 쉽지 않았다는 후문. 잔여일정서 맞대결을 많이 남겨둔 팀은 서로를 상대로 연습경기 스케줄을 잡는 걸 껄끄러워했다고 한다. 또한, 휴식일정, 장소 문제 등으로 의외로 연습경기 상대 섭외가 쉽지 않았다는 말도 들렸다.
대부분 팀이 아시안게임 휴식기 스케줄을 짜놓았다. 부분적으로 바뀔 순 있지만, 뼈대는 정해진 상황. 삼성과 롯데는 대구와 부산을 오가며 총 4경기를 치른다. LG는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18일 공개 평가전을 갖는다. kt, 경찰청, 자체 청백전까지 총 4경기를 잡았다. 두산도 kt, 경찰청, 자체청백전을 각각 2경기씩 갖는다. 총 6경기. 문학구장을 비워줘야 하는 SK 역시 춘천과 인하대에서 훈련하면서 kt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 LG와 AG 대표팀의 윈-윈
LG가 18일 오후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잠실에서 연습경기를 갖는다. 대표팀이 16일부터 18일까지 잠실에서 훈련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잡힌 일정. 양상문 감독과 류중일 감독이 외부에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LG와 양 감독의 배려가 돋보인다. 양 감독은 “타자들은 주전이 아닌 비주전으로 내보낼 것이다. 그러나 투수들은 좌투수, 우투수, 사이드암 등 고루 내보낼 생각”이라고 했다. 대표팀 타자들에게 충분히 연습을 시켜주기 위해서다. 양 감독은 “국제대회서는 어떤 유형의 투수가 나올지 알 수 없다. 대표팀을 위한 경기이니 최대한 맞춰줄 생각”이라고 했다.
물론 LG를 위한 평가전이기도 하다. LG 역시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모인 대표팀을 상대하며 실전감각과 함께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4위 수성이 당면과제인 LG는 객관적 전력서 한 수 위의 대표팀을 상대로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을 경험하게 됐다. 특히 비주전급들에겐 좋은 경험. 장기적으로는 LG 전력을 끌어올리는 묘수다.
▲ 자체 준비
연습경기를 많이 한다고 해서 꼭 좋은 건 아니다. 오히려 자체적으로 연습을 통해 얻는 부분도 많다. 부상자 관리, 잔여일정 운영구상 등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 자체 훈련을 통해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것도 중요하다. 양 감독은 “투수들은 타자들을 세워놓고 피칭할 것이다”라고 했다. 일종의 라이브 혹은 시뮬레이션 피칭 개념.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듬고 투구감각도 유지할 수 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실전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것도 숙제”라고 했다. 송 감독은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연습경기만큼 자체 연습도 충분히 할 의사를 밝혔다. 특히 수비 포메이션(타구 성격, 방향에 따른 약속된 움직임)을 좀 더 다듬겠다고 했다. 이런 부분은 단순히 연습경기로 해결되지 않는다. 자체적으로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
올해 아시안게임 휴식기는 의미가 매우 크다. 한 시즌 농사는 물론이고 감독들의 거취까지 결정할 수 있다. 특히 치열한 4위 싸움을 이어가는 팀들의 연습경기 스케줄 결정에는 신중함이 묻어난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라운드 풍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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